[edaily=뉴욕] 뉴욕증시가 원하던 거의 대부분의 재료가 쏟아진 하루였다. 기업들의 실적호조와 양호한 경제지표, 그리고 무엇보다 앨런 그린스펀 연준의장의 경기회복 국면 진입을 확인해주는 증언내용 등 오히려 이들 호재를 감안하면 지수 상승폭이 불만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증시가 지나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그린스펀 의장의 경고성 발언이 장후반 부담이 됐다.
24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개장초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타면서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직후 일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상승폭 20-35포인트내외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었다. 오후들면서 증시가 경기회복에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이 부담이 되면서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 지수는 어제보다 1.05%, 20.16포인트 오른 1942.54포인트(이하 잠정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후 일찌감치부터 상승폭을 세자리숫자로 늘여놓았지만 추가로 상승하지는 못한 채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후들어서는 오히려 상승폭을 크게 줄여 지수는 어제보다 0.67%, 65.11포인트 상승한 9796.07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어제보다 0.35%, 3.97포인트 상승한 1942.54포인트를 기록했고,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어제보다 0.48%, 2.28포인트 오른 479.7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4억9천1백만주, 나스닥시장이 18억6천9백만주로 평소수준과 비슷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6대13, 나스닥시장이 20대15로 상승종목이 많았다.
지난 11일 캘리포니아의 컨퍼런스에서 행한 연설 내용이 지극히 부정적으로 해석된 것을 의식해서인지 그린스펀 의장의 오늘 상원 예산위원회 증언은 의도적이라 할 만큼 명확하게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을 표명하는 것이었다.
증언이후 질의응답시간에도 경기부양책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으로 일관함으로써 결국 내주 화요일과 수요일 양일에 걸쳐 개최될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두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린스펀 의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증시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발언, 오후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어제와 오늘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도 대체로 만족스러운 내용들이었던데다 지난주 신규 실업급여신청자수도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전주에 비해 1만5천명이 감소, 37만6천명을 기록함으로써 6개월래 최저를 기록했고 변동성이 작은 4주 이동평균도 지난 10월이후 최저수준을 기록, 증시의 랠리를 이끌었다.
소프트웨어업체인 시벨시스템은 4/4분기 주당순익이 13센트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인 9센트를 상회한데다 올해 실적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 ABN암로를 비롯해 4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시벨시스템에 대해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노키아도 4/4분기 세전이익이 15.9억 유로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인 13.8억 유로를 크게 상회했고 올해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15% 증가할 것으로 낙관했으며 EMC도 주당손실이 3센트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인 7센트보다 손실폭이 작았다.
이밖에 이스트먼 코닥, SBC커뮤니케니션, 렉스마크, 코닝, KLA텐커, LSI로직 등이 예상을 상회한 실적을 발표했고 맥도날드, 쉐링 플로우, 일라이 릴리, 래티스 세미컨덕터 등은 예상과 일치한 실적을 내놓았다. 그러나 암젠, 이뮤넥스 등 바이오테크주들은 예상에 못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장마감후 실적발표가 예정된 퀄컴, JDS유니페이스, BMC소프트웨어, PMC시에라, 게이트웨이, 피플소프트, i2테크놀로지, 샌미나 등의 발표내용에 대한 부담감도 장후반 지수 상승폭 축소의 요인이 됐다.
업종별로는 기술주 전업종이 고른 강세를 보인 가운데 소프트웨어, 인터넷, 컴퓨터주들의 상승폭이 큰 편이었다. 기술주외에는 암젠, 이뮤넥스 등의 실적이 예상에 못미친 탓에 바이오테크주들이 하락했고 제약, 증권, 유통주들도 하락했다. 반면, 은행, 보험, 제지, 금, 유틸리티, 운송, 석유, 천연가스주들은 오름세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어제보다 0.59% 상승했고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도 1.21% 올랐다. 골드만삭스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지수 역시 어제보다 각각 2.31%, 3.26%씩 상승했고 나스닥시장의 빅3중에서 컴퓨터지수가 2.01%, 텔레콤지수도 1.47% 올랐지만 바이오테크지수는 1.74% 하락했다. 금융주들은 혼조세를 보여 필라델피아 은행지수가 0.93% 올랐지만 아멕스 증권지수는 0.14%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의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시스코가 0.63% 상승했고 실적호조와 투자등급 상향조정이 이어졌던 시벨시스템도 6.11% 올랐다. 이밖에 인텔 2.31%, 선마이크로시스템 0.80%, 오러클 2.98%, 마이크로소프트 1.44%, 월드컴 2.28%, 델컴퓨터 2.32%, 아마존 12.35%, JDS유니페이스도 0.38% 상승했다. 그러나 예상에 못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암젠이 2.14%, 브로드컴도 0.24%, 그리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 2.93%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실적을 내놓은 이스트먼 코닥이 어제보다 6.45% 랠리를 보였고 하니웰도 6.78% 급등했다. 또 AT&T, 듀퐁, 휴렛패커드, 인텔, 인터내셔널 페이퍼, 마이크로소프트, 3M,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등도 상승폭이 컸다. 반면, 예상과 일치한 실적을 내놓은 맥도날드는 어제보다 3.43% 하락했고 골드만삭스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엑슨모빌은 낙폭을 줄여 0.26% 하락했다. GM, 홈디포, 코카콜라, 모크 등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