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넘어 투자·퇴직연금·금융교육까지 콘텐츠 소재 확대 김남길·손흥민·지드래곤 등 스타 앞세워 젊은 고객 접점 강화 익숙한 드라마·예능 포맷으로 딱딱한 금융을 쉽게 풀어내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KB국민은행이 만든 4부작 유튜브 드라마 ‘스타 투 스타트: K-기업 비긴즈’는 지난 6월 26일 1화 공개 후 누적 조회수 427만을 기록했다. 주인공인 김영진 차장 역할을 배우 김남길이 맡아 더욱 주목받았다. 김 차장은 기업금융 담당자로, 현장을 누비며 금융애로를 겪는 기업들의 해결사로 거듭난다. 매출이 일정하지 않다는 이유로 대출을 거절당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에겐 ‘기술보증기금 연계 대출’을 소개하고, 복잡한 서류 작업으로 수출에 애를 먹고 있는 기업 대표를 돕는다.
KB국민은행은 이번 드라마 이 외에도 지난 2022년 미래금융을 주제로 한 ‘광야로 걸어가’와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 예방 메시지를 담은 숏폼 드라마 ‘반반하우스’를 제작했다.
KB국민은행이 제작한 4부작 유튜브 드라마 ‘스타 투 스타트: K-기업 비긴즈’의 주인공 배우 김남길.(사진=KB국민은행 유튜브)
금융이 ‘설명하는 것’에서 ‘즐기는 콘텐츠’로 변화하고 있다. 다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졌던 금융에 드라마와 예능이 접목되면서 젊은 고객과의 접점도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사들은 금융상품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투자·금융교육까지 예능과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예능을 활용하기도 한다. 하나은행은 인기 예능 ‘무릎팍도사’를 패러디한 ‘하나뿐인 무릎팍박사’를 선보였다. 과거 무릎팍도사 진행자였던 방송인 강호동이 등판해 실제 방송같은 느낌을 살렸다. 게스트로 손흥민과 지드래곤이 출연해 각자의 금융 고민과 자산관리 비법을 공개했다. 하나뿐인 무릎팍도사는 누적 조회수 1396만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이 제작한 '무릎팍박사'에 가수 지드래곤이 출연했다.(사진=하나은행 유튜브)
개그맨 문성훈을 내세운 콘텐츠에서는 드라마 ‘김 부장 이야기’를 소재로 퇴직연금 상담을 진행하며 직장인들의 노후 준비 고민을 다뤘다. 금융에 직접 관심을 두지 않던 시청자도 익숙한 인물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금융 주제를 접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교육 유튜버 미미미누와 함께 학생들과 모의 투자 게임과 금융 뮤지컬을 펼치는 ‘미미미누 참금융교육’ 콘텐트를 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대학생 대상 예능 ‘공강’을 선보였다. 20대 대학생들의 투자 성향을 비교하고, 소비 습관만 보고 데이트 상대를 고르는 블라인드 소개팅 등의 내용을 담았다. 금융감독원은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을 패러디해 불법도박과 불법사채 척결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처럼 드라마나 예능 형태를 빌린 금융 콘텐츠는 금융상품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기존 광고와 달리 소비자가 익숙한 방식으로 금융을 접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익숙한 포맷과 유명인을 앞세우면서 금융상품보다 콘텐츠 자체에 먼저 관심을 갖게 하는 효과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 콘텐츠의 소재도 금융상품에서 투자·노후준비·금융교육·소비자보호 등으로 넓어지는 모양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상품을 직접 설명하는 방식보다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이야기 속에 금융을 녹여내면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일 수 있다”며 “금융사들이 유튜브를 주요 고객 접점으로 활용하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