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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또 다른 일과는 동네 놀이터 찾기다. 옆파도타기, 하늘걷기, 등·허리 지압기, 어깨·손목 돌리기, 허리흔들기, 허리돌리기, 로프당기기 등 10여종의 운동기구를 100개씩 한 바퀴 돌면서 일과를 마무리한다.
그에게 장수 비결을 묻자 그는 바로 제철 과일을 꼽았다. 나주에서 배 농사를 짓던 친정아버지 덕분에 철마다 과일을 꾸준히 먹으며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루 세끼를 꼭 챙겨 먹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60대부턴 콩과 검정깨 마 가루, 양배추 등도 함께 먹어왔다”며 건강비결을 귀띔했다.
장수는 축복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슬픔이기도 하다. 사람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95세 언니를 제외하면 부모 형제와 모두 이별하고 홀로 남겨졌다. 45세 땐 남편과도 사별했다. 그는 “주변 친구들까지 모두 먼저 가버리고 나만 남았다”고 털어놨다.
혼자 남겨졌다는 외로움도 잠시, 현재는 세 자녀와 일곱 손주, 4세 증손녀가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다. 손주들에게 그는 ‘멋진 할머니’ ‘용돈 잘 주는 할머니’로 통한다. ‘노인 케어’ 활동으로 일하며 번 돈 29만원에 자녀들이 챙겨주는 용돈을 꼬박 모아 명절이면 자녀와 손주들에게 모두 내어준다. 자녀들에겐 20만원씩, 손주들에겐 10만원씩. 그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나에겐 기쁨”이라고 말했다.
그의 세 자녀도 어느새 60대 노인의 반열에 들어섰다. 하지만 그의 눈엔 아직도 60대는 노인이 아닌 ‘애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90대는 되어야 ‘극 노인’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100세를 바라보는 그는 20~30대 손주세대에게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을까. 그는 “젊었을 때 열심히 살아야 나이 먹어서 편히 살 수 있다”며 응원을 보냈다. 70대를 바라보는 젊은 노인에게는 “살아 있을 때 건강할 때 인생 정리를 차근차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