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이달 중으로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 나아가 지난해(11월 말)보다 인사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통상 연말 인사 시즌이 되면 조직이 다소 느슨해지는데, 올해 삼성은 그런 기류가 더 강하다”며 “조직 안정 차원에서 조기 인사 카드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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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달 초중순 정도로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있다.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이 임원 토론회를 시작한 것은 조기 인사 포석으로 읽힌다. 일부 사업부들은 예상을 깬 조기 인사 가능성을 감안해 연말 임원 일정을 조율하는 분위기가 있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인사 폭이다. 이재용 회장이 ‘인사를 통한 메시지’를 천명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DS(반도체)부문은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의 메모리사업부장, 파운드리사업부장, 시스템LSI사업부장,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은 대거 교체할 게 유력하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삼성은 대대적인 혁신의 메시지를 인사를 통해 명확하게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DX(완제품)부문은 사정이 약간 다르다. DX부문까지 반도체 수준의 쇄신 인사에 나서면 신상필벌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또 다른 관전포인트인 컨트롤타워의 경우 재건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업지원TF 체제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컨트롤타워 재건은 대내외 여건상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있다.
전방위 리밸런싱(사업재편)을 추진 중인 SK그룹 역시 쇄신 인사가 예고돼 있다. SK그룹은 예년처럼 내달 초 인사를 실시한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CEO세미나에서 “글로벌 시장·산업의 빠른 변화에 맞서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실적 부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20% 안팎의 임원 감축설까지 나온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와 같은 최대 임원 승진 인사(252명)는 없을 전망이다. 현재 체제에서 미래에 대응하는 쪽으로 인사 방향을 잡았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의 먹거리가 위협받고 있는 데다 미중 패권 전쟁과 같은 외부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복합위기를) 빠르게 대비하려는 조기 인사는 올해 재계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