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는 올 8월 들어 연일 최대치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지난 5일 93.8GW로 여름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은 데 이어 13일(94.6GW)과 19일(95.6GW), 다시 20일(96.6GW)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된 이유는 유례없는 폭염 여파다. 우리나라는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오랜 기간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기준 지난달 21일부터 19일까지 줄곧 밤 최고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리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16.9일째다.
태풍 종다리도 한몫 했다. 우려한 만큼 발달하지 않은 채 약화했고 주요 전력설비의 피해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태풍 종다리는 열대 해상의 뜨겁고 습한 공기를 한반도로 옮겨오며 냉방 전력수요를 더 자극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낮 시간대 전력 공급 부담을 완화해 온 태양광 발전설비의 효율도 떨어뜨렸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태양광 이용율은 22%로 전일 같은 시간 33% 대비 크게 낮아졌다. 전국 태양광 발전설비의 40%가 몰려 있는 호남 지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며 날씨가 흐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행히 전력 수급 차질은 없었다. 예비전력(8.2GW·예비율 8.5%)은 올 들어 최저까지 낮아졌으나 전력수급 경보 시점인 5.5GW 이상은 유지했다. 당초 예상보다도 많은 피크 시점 예비력이다. 전력 당국이 이날 오전 전력피크 전망에 따라 송전망 탄력운영 등을 통해 전력 공급능력을 105.3GW까지 끌어올려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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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호 산업부 제2차관은 전력수요 피크가 임박한 오후 4시45분 전력 관계기관과 긴급 회의를 열고 전력수급상황을 살피고 전국 전력시설의 태풍 피해 예방 조치를 점검했다. 그는 “전력수요 증가에도 추가 공급능력을 확보하고 공공기관 에너지 절약과 사업체 조정률 조정 같은 수요감축에 협조해 준 덕분에 안정적 예비력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태풍이 지나는 과정에서 설비고장·훼손이 없도록 모든 기관이 철저히 관리해 국민 생활과 기업 활동에 불편이 없도록 해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