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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무디스는 M&T뱅크, 웹스터 파이낸셜, BOK 파이낸셜 등 10개 중소 은행에 대해서는 등급을 강등하고, US뱅코프, BNY멜론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 등 6개 주요은행을 등급 강등 검토대상에 올렸다. 이들 은행은 △높은 자금조달 비용 △규제 자본 약화 가능성 △사무공간 수요 약화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상승이 강등의 원인이 됐다. 이에 뉴욕증시에서는 중소형은행주는 물론 골드만삭스나 JP모간과 같은 내로라 하는 투자은행(IB)도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소형은행의 이슈인 만큼, 국내 은행에 직접적으로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주가 부진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 3월 9일 미국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유동성 위기가 터진 후 약 한 달(3월 10~4월 7일)간 KRX은행지수는 4.68% 하락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의 등락률 (+2.95%)보다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연체율도 문제다. 올해 상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0.26%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1%포인트(p) 상승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체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 아니지만 충분히 낮다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라면서 “대기업을 제외한 모든 차주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처음인 만큼, 자산건전성 악화의 속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은행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부진하다 해도 기초체력(펀더멘털)은 우려할 필요가 없는 만큼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3분기 실적 기대감부터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코스피 상장사들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0% 하락했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 중 3곳의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는 최근 한 달 사이 오히려 상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는 전망치가 5.7%(1조6312억→1조7236억원)로 늘었고 하나금융(9440억→9554억원), 우리금융(8417억→8504억원)도 예상치가 각각 1.2%, 1.0% 증가했다. KB금융만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가 한 달 새 1조8706억원에서 1조8545억원으로 1.9% 하향됐을 뿐이다.
주주 환원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KB금융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정책을 발표했고 우리금융지주는 분기배당을 도입하기로 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시장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주주 환원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