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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CJ CGV는 전 거래일 대비 5.24% 하락하며 9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가 1만원 밑으로 내려온 것은 200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 20일 1조원대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한 이후 3거래일 만에 31.38% 떨어졌다.
이는 CJ CGV의 유상증자를 포함한 1조원대 자금 조달 계획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앞서 CJ CGV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57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당시 종가 1만4500원의 절반 수준인 주당 7630원에 신주 7470만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이에 CJ CGV 발행 주식 총수는 4772만8537주에서 1억2242만8537주로 늘어난다.
또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방식으로 CJ(001040)의 100%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약 4500억원 규모를 CJ CGV에 현물 출자하기로 했다. CJ CGV는 조달한 1조200억의 자금을 대부분을 채무상환으로 활용해 재무 구조를 안정화하고, 미래 사업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유상증자 발표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이 예상됨에 따라 투심이 악화하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CJ CGV의 가장 큰 리스크로 꼽혀 왔던 재무 구조 안정화는 긍정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코로나19 사태 등을 지나면서 부진을 겪은 데다 OTT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영화관 등 업황 회복세가 더뎌지고 있기 때문이다. CJ CGV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업손실 3887억원, 2414억, 768억원으로 집계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CJ CGV의 추락은 그룹 계열사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악화로 이어지면서 덩달아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지주사 CJ는 비상장 자회사 CJ 올리브영과 CJ 푸드빌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CJ CGV의 유상증자 영향으로 이달 들어 18.96%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유상증자 발행가격이 확정되는 7월 말까지 주가의 변동성은 있겠지만, 자금 조달을 통해 CJ CGV가 재정비를 하고 미래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유효하다는 취지다.
앞서 CJ CGV는 조달한 자금으로 콘텐츠 역량 강화로 다양한 상영 콘텐츠를 확보해 글로벌 확장을 꾀하고, 단가가 높은 4D, ScreenX 등 특별관을 늘리는 등 정보기술(IT) 기반 스마트 시네마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신한투자증권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특별관 매출 비중 추이는 지난 2019년 16.2%에서 지난달 기준 30.6%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극장 정상 운영으로 실적 정상화가 임박해 있고, 특별관 이용 고객 증가에 따른 투자 적기이고, 부채비율 감소 효과까지 감안한 마지막 결단”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지금이 재무 구조 개선과 신사업 투자의 적기라고 판단한다”며 실적에 대해서도 “4년 만인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