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실적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 사이에서 심상찮은 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과거 제주항공이 LCC 중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면 올 들어서는 업체 간 격차가 많이 좁혀진 모습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올 1분기 영업이익 기준 진에어, 티웨이항공에 이은 3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뼈를 깎는 비용 절감과 함께 수익성 개선에 나선 제주항공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쟁사와 격차 줄어든 여객 실적
18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제주항공이 국내외에서 실어 나른 여객 수는 총 488만5846명으로 2019년 동기 547만6124명과 비교해 10.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여객 수는 340만4457명에서 402만8736명으로 오히려 18.3% 증가하며 두 업체 간 여객실적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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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두 업체는 서로 다른 경영전략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LCC의 본질인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반면, 티웨이항공은 단거리뿐 아니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도 적극 취항해 노선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두 업체의 전략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실적도 달라진 것으로 예상된다.
◇돋보이는 인건비 절감..임원 보수 절반으로 줄어
그동안 제주항공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코로나로 하늘길이 전부 끊기며 국내 주요 LCC들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가운데서도 제주항공의 비용절감 정책은 더 눈에 띄었다. 올 1분기 제주항공의 인건비는 640억원으로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1분기 680억원과 비교해 40억원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의 인건비가 387억원에서 403억원으로 오히려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인건비 절감이 더 두드러진다. 에어부산의 인건비는 188억원에서 179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는데 그쳤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인건비 절감에는 임원진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한몫 거들었다. 제주항공은 2020년 초 코로나19 발발과 함께 위기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하며 “경영진의 임금 30% 이상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2019년도와 2022년도의 임금 보수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타난다. 2019년 경영진(등기임원 6명)에게 지급된 9억4800만원의 보수총액은 2022년 5억400만원(등기임원 5명)으로 약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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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부채는 쉽게 말해 항공기 임대차 계약기간 동안 지급해야할 임차료의 총합으로, 리스부채가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항공기 운영 규모를 줄였다는 뜻과도 같다. 제주항공이 현재 보유한 항공기 수는 38대로 코로나19 이전 45대와 비교하면 7대 적은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올 하반기 화물기 1대를 포함해 총 4대의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임원진들이 자발적으로 급여 반납에 나서며 경영 정상화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