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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판소리를 시작한 계기도 비슷하다. ‘부모님 또는 친척이 국악을 전공해 자연스럽게 국악인의 길을 선택했다’는 익숙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 그렇다. 안이호는 도배 집을 하던 아버지가 우연히 김영자 명창의 집을 도배해준 것이 계기가 돼 판소리를 접하게 됐다. 이광복은 꽃집을 하던 ‘국악 애호가’ 아버지를 통해 민요를 배우기 시작했고, 아버지가 김수연 명창의 학원에 꽃을 배달한 것을 계기로 판소리까지 배우게 됐다. 두 사람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소리를 하고 있었다”며 웃었다.
40대 소리꾼에게 온전하게 판소리를 할 수 있는 무대는 흔치 않다. 안이호는 “저희 나이대는 소리꾼으로서 어떤 반열에 오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파릇파릇하다고도 할 수 없는 어정쩡한 시기”라며 “이런 소리꾼들에게 깊이 있는 소리를 드러낼 기회라는 점에서 이번 ‘절창Ⅲ’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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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큰 축은 이광복이 부르는 ‘심청가’, 그리고 안이호가 부르는 ‘수궁가’다. 이야기는 ‘심청가’의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대목으로 시작한다. 심청이 물에 빠져 다다른 곳은 바로 용궁. 그곳에서 심청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별주부를 만난다. 안이호에 따르면 “별주부와 심청이 본인들이 뒤집어쓴, 혹은 선택한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나려는 과정”이다.
관객으로선 ‘심청가’와 ‘수궁가’가 뒤섞여 만들어낼 새로운 이야기에 궁금증이 생긴다. 두 소리꾼은 이번 공연에서 서사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두 사람은 “심청과 별주부가 각각 원하는 것이 있듯, 우리 소리꾼들도 소리의 이상향을 찾는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있다”라며 “주어진 상황에서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이야기를 통해 두 소리꾼이 이상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절창’이라는 말 자체가 이상향이라고 생각해요. 닿고 싶어도 닿을 수 없는 소리의 경지니까요. 그런데도 그 이상향에 닿기 위해 계속해서 뻗어 보이는 손끝에서 드러나는 감동이 있을 겁니다.” (안이호)
“연출님이 무대에서 저희가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해야 관객이 희열을 느낄 거래요(웃음). 실제로 소리를 질러대는 대목이 많아서 노래가 끝나기 전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디까지 소리의 한계를 뿜어낼 수 있을지, 제가 할 수 있는 소리의 최대치를 보여주는 무대가 될 거예요.” (이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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