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주춤…석달새 국내 주식형·채권형 1兆 ‘희비’

이은정 기자I 2022.12.13 05:12:00

3개월 국내 주식 1.1조원 유입, 채권 1.4조원 유출
국내 주식형, 저가 매수 이후 달러 약세 속 유입 확대
채권형, 금리에 신용위험 ''투자 기피''…내년 경기 유의
"경기 개선 후 위험자산 편입 펀드 접근 유효"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의 자금 흐름이 석 달 새 극명하게 엇갈렸다. 저가 매수와 함께 ‘강달러’가 주춤하면서 국내 주식형엔 1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채권형은 통화정책, 신용 위험에 따른 투자 기피 등에 쪼그라들었다. 내년엔 경기 여건이 좋아지기 이전까지 위험자산 편입 펀드에 유의하란 조언이 따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에는 1조104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공모형 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코어테크’ 펀드와 ‘NH아문디코스닥2배레버리지’가 자금 유입 최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국내 채권형 펀드에서는 1조3729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한때 144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초반대까지 떨어져 움직이고 있다. 연초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강달러 현상이 신흥국 주식형 펀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고, 지난 9월부터 인플레이션 우려가 약해지면서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은 강달러 국면에선 저평가 부각에 저가 매수가 많았고, 최근엔 치솟았던 금리가 비교적 안정화됐다”며 “지난달 매크로 변동성에 민감한 영국에 자금이 많이 유입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채권형 펀드는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크게 고물가와 통화정책에 따른 펀더멘털적 어려움,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 이후 조달 시장의 어려운 여건들이 채권 투자 기피에 영향을 미쳤다”며 “최근 10년 국채금리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채권 펀드 매수 시기에 대한 고민이 커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경기 침체 리스크 확대 속 달러화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금리인상 사이클은 여러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막바지 국면에 이르고, 에너지 가격 안정에 힘 입은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 가치 반등, 중국 방역 완화 기대감은 강달러 현상 약화를 지속시킬 것”이라며 “다만 미국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펀드 전략 측면에서는 내년 금리와 경기 흐름에 유의하란 의견에 제시된다. 윤 연구원은 “내년에도 경기 우려가 있어 안전자산으로서 채권 역할이 중요해질 텐데, 상반기도 신용 위험이 여전해 국공채도 장기적으로는 적정금리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저축하는 개념으로 채권형 펀드로의 진입하길 권한다”며 “경기 여건이 좋아지면 위험자산 편입 펀드 접근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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