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의 공개에 대해 ‘의도된 연출보다는 딸의 보채기 등에 따른 즉흥적인 결정일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를 공개한 이유를 두고 전문가 사이 해석이 엇갈렸다. 특히 김주애가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로 지목된 것이냐를 놓고 전문가 간 이례적인 ‘신경전’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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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센터장은 “왕에게 여러 명의 자녀가 있으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이를 후계자로 내세우는 것은 당연하다”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도 김정은 위원장이 만8세 생일을 맞이한 1992년부터 자신의 후계자라고 최측근 간부들에게 이야기한 사실을 언급했다.
아들이 아닌 딸을 4대 지도자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는 “김정은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그래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 현장에 김주애를 대동하고 나옴으로써 북한 간부와 주민의 충성심이 딸에게까지 이어지도록 치밀하게 준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둘째 딸의 노출은 후계 구도와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젊고 건강하며 조기에 후계구도를 논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속성을 이해한다면, 김주애로의 후계 해석은 권력의 몰이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의도된 연출보다 딸의 보채기에 즉흥적으로 결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러자 정 센터장은 “노동신문이 김정은과 김주애가 함께 있는 사진을 무려 25장이나 소개했다”며 “북한 언론이 ‘김주애 띄우기’에 적극 나사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의도된 연출보다는 딸의 보채기에 즉흥적으로 결정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전문가 사이에 논박이 오갈 정도로 김주애의 존재는 주목받고 있다. ‘김주애 후계론’을 차지하더라도 김주애의 등장은 북한의 ‘4대 권력 세습’을 떠올리게 했다.
김주애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일 흰색, 분홍색 등 형형색색 패딩을 착용하고 거리를 걷는 북한 여성들의 옷차림 사진을 게재했다. 지난 18일 신형 ICBM 시험발사 성공 현장에 김주애가 입은 패딩 차림과 비슷하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에서는 패딩 자체가 고급스럽고 누구나 입어 보고 싶은 옷”이라며 “김주애가 사람들이 로망하는 옷을 입었기에 북한에서 이슈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