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원자재 가격에 희비…철강·해운 웃고 화학·자동차부품 울고

박정수 기자I 2022.07.20 06:00:00

[신용등급 K자 양극화]②
비금융 업종서 철강, 해운 등 ‘긍정적’
제품 출하량 증가와 높은 해상운임 우호적 영향
화학은 원자재가 상승이 공급 부담으로
자동차 부품사 양극화…투기등급 중소기업 ‘부정적’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올해 상반기 크레딧 시장에서 원자재 가격에 따라 업종별 희비가 갈렸다.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시황 호조로 철강과 해운사들의 신용도는 개선세를 보인 반면 원자재가 상승이 공급 부담으로 이어진 화학사들은 신용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완성차 생산 차질과 경쟁 심화로 인해 자동차 부품사들의 부정적 전망도 잇따랐다.

19일 신용평가 3사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긍정적 전망이 부여된 주요 비금융 업종은 철강, 해운 등이며 부정적 전망이 부여된 주요 비금융 업종은 화학, 자동차부품 등으로 집계됐다.

NICE신용평가의 경우 포스코(AA+), 현대비앤지스틸(A), 아주스틸(BB) 등 철강 3개사, 에이치엠엠(BBB), 천경해운(BB) 등 해운 2개사에 긍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도 현대비앤지스틸(A), 동국제강(BBB) 등 철강 2개사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이경화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철강과 해운 산업은 원자재와 유가 인상 등으로 수요와 원가부담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있겠으나, 개선된 수급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경우 제품 출하량이 증가하는 동시에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원활하게 제품 가격에 반영하면서 물적분할 전 옛 포스코 별도기준 평균 판매단가는 전년대비 44.3% 개선됐으며, 매출액도 전년대비 50.6% 증가한 3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비앤지스틸도 2021년에는 수요 회복과 수입산 제품 반덤핑 조치, 니켈가격 강세 등이 수급 환경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판가 인상을 뒷받침, 그 결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8% 증가한 897억원을 기록했다.

에이치엠엠의 경우 올해 상반기 들어서도 북미 등 주요국의 공급망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전반적인 해상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 우수한 영업실적이 예상돼 지난 4월 NICE신용평가가 ‘BBB-’에서 ‘BBB’로 등급을 상향하면서 긍정적 전망도 부여했다.

화학의 경우 긍정적 전망과 동시에 부정적 전망도 가장 많이 부여됐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S-OIL(AA), OCI(A), 삼양패키징(A-) 등 화학 3개사에 긍정적 전망을 부여하면서도 SK루브리컨츠(AA), 엘엑스하우시스(AA-), 여천NCC(A+), 화승소재(BB+), 케이피엠테크(B-) 등 5개사에도 부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우선 SK루브리컨츠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한 유가, 러시아 제재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수요 불확실성을 높이며 마진 하방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엘엑스하우시스의 경우 대외환경 변화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2020년 2.3%→2021년 1.9%)했다. 또 유가 상승으로 생산제품 전반에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운반비도 증가했다며 부진한 실적 전망을 내놨다.

특히 2022년 1분기에도 원자재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률이 0.8%까지 하락했다며 지난 5월 엘엑스하우시스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NICE신용평가는 자동차부품 업종에서 서연이화(BBB) 1개사에 긍정적 전망을 부여했으나 칼링크(BB), 케이비아이동국실업(BB), 영신금속공업(BB-), 동원파이프(B+), 흥아포밍(B) 등 5개사에는 부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나 부정적 전망을 부여받은 곳은 모두 BB급 이하의 투기등급이 주를 이뤘다.

이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의 경우 규모에 따른 차별화를 보이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경우 열위한 전방 교섭력과 브랜드력, 저부가가치 제품의 발주물량 축소와 해외 증설설비의 가동률 제약, 원재료비와 물류비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