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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반품은 손실…신선식품 이커머스 IPO '재고율 딜레마'

김성훈 기자I 2022.06.17 04:30:00

신선식품 이커머스 재고율 관리 안간힘
오프라인 인프라와 속속 ''전략적 제휴''
IT인력 대거 채용…고도 수요예측 가동
"향후 밸류 산정때 중요한 요소될 것"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신선식품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재고율 사수에 나섰다. 환불 처리 이후 새 구매자를 찾아도 되는 공산품과 달리 환불과 동시에 폐기 처리해야 하는 신선식품 카테고리 특성 때문이다.

특히 신선식품 이커머스 기업들의 재고율 관리 전략을 상장 과정에서 면밀히 따지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기업이 오프라인 매장 확보나 IT(정보통신) 인력 확충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교환은 곧 손실…신선식품의 딜레마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컬리와 오아시스, SSG닷컴은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컬리가 지난 3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나서며 가시적 행보에 나선 가운데 오아시스와 SSG닷컴이 상장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다만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의 여파로 국내 증시를 비롯한 공모주 시장에 먹구름이 낀 상황에서 ‘무리하지 말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ECM(주식자본시장) 부문 관계자는 “오아시스도 머지않아 상장 예비심사청구를 할 예정이고 SSG닷컴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쯤 상장 시기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는 관망하자 외에는 구체적인 의견은 오가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 열기가 꺾인 상황에서 IPO에 나선 신선식품 이커머스 기업들은 원하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사수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가 바로 수요 예측과 재고율 관리다.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신선식품 카테고리는 공산품을 주축으로 판매하는 오픈마켓과는 성격이 다르다. 환불·교환이 비교적 자유로운 오픈마켓과 달리 신선식품 카테고리에서 환불이나 교환은 곧 폐기 처리를 의미해서다. 식료품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공산품보다 훨씬 높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 수요예측·오프라인 매장 확보 안간힘

해당 이슈는 자본 시장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이슈다. 재고가 곧 손실로 직결되는 사업 구조를 생각 했을 때 이를 얼마나 전략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지가 밸류에이션 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 이커머스 기업들이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인수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맺는 이유도 따져보면 기저에 이런 목적이 깔려 있다”고 강조했다.

오아시스가 이달 킴스클럽을 보유한 이랜드리테일과 지분·사업, 운영 계약에 대한 제휴를 체결한 점이 대표적이다. 상호 약점으로 꼽히는 온·오프라인 강화 측면에서 보면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전략적 제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앞선 지난 3월에는 대상홀딩스(084690)의 유기농 식품 유통회사 초록마을 인수전도 화제를 모았다. 초록마을이 보유한 470여개 점포가 전국 거점망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 판매 채널 역할도 할 수 있어 재고율 관리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계산에 예상 밖 흥행을 보였다.

업체별 수요 예측 기술도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신선식품 이커머스 업체들은 통상적으로 물건을 미리 직매입하는 방식을 쓰기 때문에 수요 예측은 재고율 관리와 직결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업체마다 지역·세대별 구매자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데 적잖은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최근 컬리를 비롯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테크 분야에서 대규모 경력 개발자 채용에 나서며 수요 예측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고율을 1% 아래로 유지해야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수요 예측에 따른 재고율 관리 솔루션을 IPO 과정에서 시장에 어필할 수 있다면 추후 밸류 산정 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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