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자 배당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장사들도 주주환원 요구가 거세지면서 다양한 배당정책을 잇따라 도입하는 추세다. 증권가에선 최근 5년간 배당을 시행했던 우선주 종목 위주로 배당수익률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결산배당은 줄고, 분기·차등배당은 늘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결산배당을 실시한 상장사는 1094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각각 538곳, 556곳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결산배당을 실시한 업체는 23곳 줄었다.
결산배당을 실시한 업체가 줄어든 대신, 분기·중간배당 등 다양한 방식의 배당을 도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지난해 분기배당을 실시한 업체는 코스피에서 46곳, 코스닥에서 17곳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총 16곳 늘었다. 지난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업체는 코스피 15곳, 코스닥이 7곳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도 분기배당 등을 도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KB금융(105560)은 이날 최초로 분기배당 정례화를 결정했다. 분기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500원이다. 지난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한 신한금융지주(055550) 역시 이날 보통주 1주당 400원의 분기배당을 결의했다. 우리금융지주(316140)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기준일을 명시하기로 정관을 바꿨다.
차등배당을 실시하는 업체가 등장한 것도 특징이다. 차등배당이란 대주주에는 배당률을 낮춰 세금 부담을 낮추고, 소액주주에게는 배당률 높이는 제도다. 지난 2020년에는 차등배당을 실시한 업체가 한 곳도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26곳이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상장사들이 다앙한 방식의 배당을 확대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시장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소액주주들도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수익률 두 자릿수 업체는?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악재 요인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소액주주들은 과거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업체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배당수익률(21일 종가, 보통주 기준)이 가장 높은 업체는 효성티앤씨(298020)로 11.63% 수준이었다. 뒤이어 NH투자증권(005940) 9.50%, 삼성증권(016360) 9.44%,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9.44%, 동양생명(082640) 8.96% 등으로 5위권 안에 들었다. 코스닥 시장에선 이크레더블(092130)의 배당수익률이 14.06%를 기록해 최고로 높았다. 이외에 리드코프(012700) 8.68%,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7.71%, 씨앤투스성진(352700) 7.53%, 정상제이엘에스(040420) 6.92%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배당수익률 상위 10위에 든 업체 가운데 증권업체가 3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외에 인터넷서비스, 섬유 및 의복, 석유 및 가스, 보험, 소비자금융, 금속 및 광물, 건설업 등이 각각 1곳이었다.
◇“5년간 배당금 성장률 높은 우선주 주목해야”
증권가에선 최근 5년간 배당금 성장률이 높았던 우선주 종목 위주로 올해 배당금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 동안 배당이 성장했던 우선주는 올해도 배당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 성장이 유력하고 배당수익률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우선주는 삼성전기우(009155), 금호석유우(011785), LG생활건강우(051905), 한국금융지주우(071055) 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