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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인플레이션은 기회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소매 체인인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월마트는 연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의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 판매가에) 전가하기보다는 흡수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맥밀런 CEO는 “식료품과 생활용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우리는 경쟁 업체들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하는 장기적인 전략을 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실제 공급망 대란 속에서 병목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전세 선박을 이용해 재고를 확보한 대형 소매 체인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이유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맥밀런 CEO는 “월마트 창업차 샘 월튼은 ‘우리는 사람들이 돈을 절약하면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는 말을 했다”며 “그는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걸 좋아했는데, 그것이 월마트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그리고 내일 상품 공급 업체들과의 대화는 ‘우리가 어떻게 가격을 낮출 수 있는가’가 될 것”이라며 “월마트 상품의 가격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월마트는 인플레이션 파고에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냈다. 월마트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405억달러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354억3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의 경우 1.4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1.40달러)보다 높았다.
한편 미국의 대형 주택용품 유통업체인 홈디포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홈디포의 3분기 EPS는 3.92달러로 시장 전망치(3.35달러)를 상회했다.
홈디포는 월마트와 마찬가지로 전용 컨테이너선을 전세 내는 식으로 재고 확보에 대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