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피크론 와중에 델타 덮쳤다…뉴욕증시 폭락장 현실로(종합)

김정남 기자I 2021.07.20 02:59:41

델타 변이發 성장 둔화 우려 불거진 시장
뉴욕 3대 지수 전주 하락 이어 또 약세장
10년 국채금리 급락…장중 1.176% 내려
유가 폭락중…WTI, 브렌트 6% 이상 하락
"성장세 우려, 모든 자산 가격서 나타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결국 올 게 오는 걸까. 미국 뉴욕 증시가 큰 폭 하락하면서 월가가 긴장하고 있다. 그 대신 초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가격은 급등(국채금리 급락)하고 있다. 위험자산 전반의 피크론이 불거진 와중에 델타 변이 공포가 덮치면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옮겨가고 있다.

◇델타 변이發 성장 둔화 우려 점증

1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61% 하락한 3만3781.11에 거래되고 있다. 3만4000선이 단박에 무너졌으며, 3만3000선까지 위태로워졌다. 장중 3만3748.88까지 내렸다.

대형주를 모아놓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9% 내린 4236.62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1.54% 떨어진 1만4205.58에 거래 중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각각 0.52%, 0.97%, 1.87% 내리며 4주 만에 일제히 하락 전환했는데, 이번주 첫 거래일부터 일제히 2% 안팎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무려 31.92% 치솟은 24.34를 보이고 있다.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건 최근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횡보장을 이어가던 와중에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가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6일로 끝난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약 3만명으로 나타났다. 대략 한 달 전인 1만1000명 대비 크게 늘었다.

대표 항공주인 델타항공 주가는 현재 4.40% 폭락 중이다. 보잉의 경우 5.68% 떨어지고 있다. 에너지주인 셰브런과 엑손모빌 주가는 각각 3.79%, 4.54% 내리고 있다. 애플 등 초대형 기술주 역시 약세장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경기순환주보다 낙폭은 작지만,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각각 3.08%, 1.82% 내리고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CNBC에 나와 “성장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며 “모든 자산에서 (이런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외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각각 2% 중반대 폭락하고 있다.

증시에서 빠져나온 돈은 대부분 미국 국채로 몰려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줄곧 1.2%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장중 1.176%까지 내렸다. 경기 우려가 번지면서 초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애널리스트는 “전세계 투자자들 미국 국채를 사기 위해 위험자산을 전방위적으로 팔고 있다”며 “모든 자산들이 이미 고점을 지난 만큼 지금은 단기적으로 위험자산을 보유하는 게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증시 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주가·유가 급락…미국 국채 폭등

국제유가가 배럴당 7% 이상 폭락하고 있는 것도 이와 직결돼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날 오후 1시4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7.42% 급락한 66.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역시 6% 중반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원유는 대표적인 위험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와 함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의 증산 합의 때문이다. 수요 둔화와 공급 확대 전망이 일거에 닥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OPEC+는 전날 장관급 회의를 재개하고 오는 8월부터 매일 40만배럴씩 일일 감산량을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현재 580만배럴 규모인 감산량은 내년 9월까지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OPEC+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대까지 내리자 하루 1000만배럴까지 감산했다.

심지어 가상자산 가격마저 떨어지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은 3만달러 초반대를 보이고 있다. 최근 24시간 내 2.80% 하락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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