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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증세에 나선다. 코로나19 부양책과 인프라 투자 등에 따른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차원에서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지난 1993년 이후 거의 30년 만에 세율 인상을 추진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바이든, 30년만에 증세 추진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연방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당시 세금 감면 축소 등을 추진한 적이 있지만 전방위적인 증세를 검토하는 건 1993년 이후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거의 30년 만이다.
대표적인 게 법인세다. 바이든 행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1%에서 28%로 올리는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5%에서 21%로 내렸던 걸 다시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하려는 것이다. 또 기업의 수익을 소유주의 개인소득으로 잡아 법인세 대신 소득세를 내는 ‘패스스루 기업’ 조세 특례를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득세의 경우 연간 소득 4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와 자본이득이 연간 100만달러 이상인 이에 대한 증세를 추진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부유세 추진 움직임 역시 있다. ‘좌파 거물’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최근 초부유층 과세법안(Ultra-Millionaire Tax Act)을 발의했다. 순자산 5000만달러 이상인 가구에 대해 연간 2%의 세금을 부과하고, 10억달러 이상 자산에 대해 추가로 1%를 물리는 내용이 골자다. 전체 세율은 3%다. 과세 대상은 미국 내 약 10만 가구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체 증세안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 측은 발표 날짜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 조세정책센터의 추정을 보면 향후 10년간 2조1000억달러(약 2380조원) 규모의 세수 증대가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4조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증세 카드를 꺼내는 건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재정적자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정적자는 지난해 10~12월 5729억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공약 등 재정 확대 기조를 감안하면 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적자국채에만 기대지 않고 세율을 올려 재정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세수 확대 규모가 2조~4조달러 정도면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각종 부양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
민주 일각서도 반대…난관 불가피
다만 코로나19 이후 최악의 실업난 와중에 증세에 나서는 건 난관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최근 미국 경제의 ‘V자 반등론’이 비등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지난해 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팬데믹 이전 수준에 도달하고 경기 확장 국면까지 가는 건 아직은 먼 얘기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공화당이 반대하는 와중에) 민주당 의원들마저 증세에대해 다소 머뭇거리는 입장을 표했다”며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증세를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세율 조정은 국민 대다수를 대상으로 돈을 더 걷냐 덜 걷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정책보다 정치의 영역에 가깝다. 이 때문에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넘기면 추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증세 속도전’이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에 시험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마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