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벤처] 여행일정·비용관리·최적경로까지…핫츠고플랜 하나면 ‘OK'

강경록 기자I 2019.04.12 04:00:00

관광벤처기업 성공사례탐방 40
핫츠고, 2018년 예비관광벤처로 선정돼
안전관리 앱 실패 딛고 성장해
36개국 여행 앱 중 100위권 내 진입해
이상윤 대표 "전세계 여행자 사용하게 할 것"

여행 일정 관리 애플리케이션 ‘핫츠고플랜’(그래픽= 김정훈 기자)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정부가 관광산업을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2022년까지 관광 초기 기업 1000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해외 OTA(온라인여행중개업)의 가치가 제조업 수준을 이미 뛰어 넘는 등 관광산업의 가치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에어비앤비는 35조 2000억원, 익스피디아는 22조원, 부킹홀딩스는 93조 1000원 등의 기업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산업은 ‘보이지 않는 무역’,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부가가치가 높아 세계 각국은 관광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관광벤처사업 공모를 통해 융·복합 관광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7년간 462건의 사업을 발굴해 277건의 창업과 1079명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이에 이데일리는 우리 관광산업의 미래를 이끌 관광벤처를 직접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봤다.

핫츠고 이상윤 대표
◇여행 일정 관리 애플리케이션 ‘핫츠고플랜’

이번에 만난 관광벤처기업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인 ‘핫츠고플랜(HOTSGOPLAN)’ 개발해 운영 중인 핫츠고(대표 이상윤)다. 지난해 열린 ‘제8회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에서 ‘예비관광벤처’로 선정됐다. 핫츠고플랜은 여행 일정을 간편하게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이다. 여기에 여행일정에 맞게끔 경로 또한 자동으로 최적화해 정리해준다. 이 일정을 자신은 물론 동료나 친구에 공유할 수도 있다. 이 서비스로 지난해 12월 열린 ‘올해의 관광 벤처 시상식’에서 예비관광벤처 부분 최우수상을 받았다.

핫츠고플랜의 가장 큰 장점은 ‘쉽다’는 점이다. 스마트폰만으로도 여행 일정을 꼼꼼하고 편리하게 구성할 수 있다. 자유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에게 ‘앱은 하나만 만족시키면 된다’는 생각으로 쉬운 사용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20~30대 자유여행자 중 엑셀로 여행 일정을 꼼꼼하게 세우는 이도 있지만, 일정을 고유하거나 수정할 때 항상 노트북이 필요하고, 여행을 가서도 따로 종이를 들고 다니는 등 기능보다 너무 많은 수고가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핫츠고플랜은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직관적이면서도 사용하기 편리한 단순한 메뉴로 구성했어요. 하지만 일정 관리 등에 있어서는 최고의 기능을 제공한다고 자부합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치자. 핫츠고플랜에서 일정을 추가한 뒤 여행자를 등록하면 일정표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시간·위치·사진 등을 메모하면 분 단위로 일정을 꼼꼼하게 관리할 수 있다. 장소를 무작위로 추가해도 버튼 하나면 최적 경로에 따라 자동으로 일정을 거리나 시간순으로 정리 가능하다. 구글 맵과 연동한 되어 있어 지도에서 동선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손쉽게 지도를 보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PDF 파일로 일정을 별도로 저장할 수 있다. 여기에 코드만 공유해도 동행자와 일정을 공유하고 수정할 수 있다.

핫츠고플랜


◇여행객에 진짜 필요한 정보가 ‘해답’

핫츠고는 2015년 설립한 회사다. 핫츠고의 첫 서비스는 해외 자유여행자를 위한 안전 관리 앱이었다. 여행자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해 중요도와 거리에 따라 주변 위험정보를 제공했다. GPS를 기반으로 현지 날씨는 물론 시간, 국가별 위험 유형이나 숙소 주변 위험 상황 등의 안전 정보를 여행자에게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였다. 특히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버튼 하나로 현지에서 바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었다. 나 홀로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큰 걱정 가운데 하나는 소통이 자유롭지 않은 여행지에서의 사건·사고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끊임없이 증가하는 해외여행자 수 만큼이나 여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납치나 폭행 등의 범죄 등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자의 안전을 보호하는 시스템은 사후처리 여행자보험을 제외하고는 전무했어요. 모든 해외여행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핫츠고를 개발했어요.”

핫츠고 앱에는 다양한 기능을 포함했다. 여행 안전 정보 외에도 환율계산기, 가계부, 여행준비물, 현지 구조번호, 여행 팁 등을 제공했다. 특히 세계 45개국 중 90여개 도시 내 주변 위험 정보도 들어갔다. 개별 여행자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앱 출시 후 주변이 평가도 좋았다. 여러 정부 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이름도 날렸다. 그러나 정작 여행객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핫츠고의 의도는 개별 자유여행객에게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돕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여행객들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여행 전에 위험 정보를 접한 여행자는 여행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여행 자체를 기피하게 된 것입니다. 여행을 돕는 정보가 아니라 여행을 포기하게 하는 정보였던 셈입니다. 이에 정보 공급자 입장이 아닌 소비자(여행객) 입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나 기능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핫츠고플랜 구글 맵


◇ 내년까지 성장의 기틀 마련할 것

핫츠고플랜은 이 대표의 오랜 고민의 결과다. 기존 안전 관리 앱인 ‘핫츠고’에서 가계부와 준비물 기능만 남기고 모두 바꿨다. 핫츠고 앱 내 불필요한 정보나 기능도 모두 버렸다. 또 새로운 앱을 개발하기보다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존 사용자를 그대로 옮겨올 수 있서다. 이에 2018년 6월 ‘핫츠고플랜’을 정식으로 출시하게 됐다. 현재 핫츠고플랜은 36개국 글로벌 여행 카테고리에서 100위권 내에 진입했다. 여기에 매달 앱 사용자와 광고수익도 20% 이상 늘어나고 있다. 다운로드 수도 15만명을 훌쩍 넘겼다. 한 달에 1만명씩 사용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핫츠고플랜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사용자의 ‘니즈’를 최우선으로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원할 것 같은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필요하다고 요청한 서비스나 기능만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앱 사용자는 자신의 패턴에 맞게 여행 일정을 만들 수 있어요. 여행 일정이 긴 유럽인이나 짧은 기간 세세한 부분까지 일정을 채우는 아시아인까지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실제로 핫츠고 사용자 중 40%가 해외 이용자입니다.”

현재 핫츠고플랜은 무료와 유료 버전으로 운영 중이다. 무료 버전은 모든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지만, 특정 기능을 광고 시청 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유로 버전 1년간 모든 기능을 광고 없이 쓸 수 있도록 해 재구매를 유도했다. 올해 전망도 나쁘지 않다. 이 대표는 핫츠고플랜의 올해 매출을 1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여기에 해외 사용자와 유료 이용자도 더 늘릴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사용자가 많다는 것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가치입니다. 내년까지 사업성과 안정성을 높이면서 사용자를 모아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을 무사히 넘긴다면 전 세계 여행자가 사용하는 여행 일정 관리 앱으로 성장하겠다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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