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로서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과 관련한 ‘안전장치’(backstop) 방안 등 합의안 내용을 문제 삼아 EU와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야당은 물론,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여당 내 강경론자(하드 브렉시트주의자)조차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들은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의 하드보더(Hard border·관세와 이동에 엄격한 제한을 두는 것)를 우려해 영국이 일정 기간 EU의 관세동맹에 머무르도록 하는 조항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영국은 EU의 동의 없이는 이 동맹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영국이 EU 회원국으로서 권리도 누리지 못하고 분담금만 내는 종속적인 상태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부결 가능성에 이미 한 차례 의회 투표를 연기한 메이 총리는 이번 투표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블룸버그는 12일(현지시각) 영국은행 1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할 것이라고 본 응답률은 15%에 불과하다. 가장 응답률이 높은 시나리오는 제2 국민투표를 하는 것이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메이 총리는 21일 ‘플랜B’를 내놓아야 한다. 그 마지막 종착점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6일에는 미국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Beige Book)이 나온다. 최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을 감당할 정도로 ‘호황’이 아니라며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 연준의 경기 의식을 엿볼 기회다. 이제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한 번 정도만 올릴지, 아니면 아예 금리를 동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월간 보고서가 발표된다는 점에서 국제유가의 흐름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음 주에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15일에는 델타항공,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가 16일에는 알코아, 뱅크오브아메리카, 블랙록, 뱅크오브뉴욕멜론그룹, 골드만삭스, 킨더모건이, 17일에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넷플릭스, 모건스탠리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FAANG’ 중 하나인 넷플릭스에 대한 실적기대감이 매우 높다. 지난 12일 넷플릭스는 뉴욕 증시에서 4% 올라 마감했다. 기대감은 계속 이어져 시간 외 시장에서도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