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독대' LG·SK·CJ·한진 회장 심야 귀가

성세희 기자I 2016.11.14 01:40:13

검찰, 朴대통령과 독대한 대기업 총수 7인 중 5인 소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배경 등 집중 추궁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손경식CJ그룹·조양호 한진그룹·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대기업 총수를 소환해 밤늦도록 조사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3일 오후부터 구본무(71) LG(003550)그룹 회장, 손경식(77) CJ(001040)그룹 회장, 조양호(67) 한진(002320)그룹 회장, 최태원(56) SK(034730)그룹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14일 밝혔다.

구 회장은 전날 밤 11시15분쯤 귀가했으며 조 회장도 이날 자정 무렵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최 회장과 손 회장은 새벽 1시 무렵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빠져나왔다.

구 회장 등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 등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 총수는 지난해 7월 24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뒤 박 대통령과 독대했다. 김창근(66) SK이노베이션(096770) 회장은 당시 수감 중이던 최 회장 대신 독대에 참여했다고 전해졌다.

이 중 박 대통령과 독대한 대기업 총수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출연했다. 삼성그룹이 204억으로 가장 많이 냈으며 현대자동차가 128억 원, SK그룹이 두 재단에 111억 등을 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직접 참여를 독려했던 청년희망펀드에도 사재를 털어 최소 수십억 원에서 최고 수백억 원을 냈다.

조 회장은 ‘청와대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알력을 행사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났다는 의혹도 받는다. 그는 최씨 측근 고영태(40)씨의 ‘더블루K’와 협약한 스위스 업체 ‘누슬리에’와 건설 계약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김종덕(59)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5월 조 회장과 만나 위원장 사퇴를 종용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구 회장 등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한 배경과 대가성 여부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속돼 있던 최 회장 대신 대기업 총수 독대에 참여한 김 회장이 청와대에 어떤 대가를 요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13일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광복절 70주년 특사로 사면·복권됐다.

광복절 특사 대상자 선정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만약 대기업이 부적절한 대가를 바라고 해당 재단에 출연했다면 박 대통령에게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아울러 돈을 낸 대기업 총수도 뇌물공여죄로 처벌될 수 있다.

한편 검찰은 대기업 총수를 주말에 비공개 소환한 이유를 해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늦어도 오는 15일이나 16일쯤 박 대통령을 조사하려고 계획 중”이라며 “시간이 촉박해 한꺼번에 대기업 총수를 부르자 해당 기업이 (총수 소환 시기를) 비공개해달라고 요청해서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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