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국이 이달 17일 유인 우주선을 발사했다. 이는 벌써 일곱 번째다. 특히 중국은 이번에는 2022년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중국은 2021년 화성 탐사선도 보낼 계획이다. 1940년대 로켓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이래 한 세기 만에 우주 시대가 펼쳐지려는 순간이다.
때마침 같은 날 유럽과 러시아의 화성 탐사선이 화성에 도착했다. 미국이야 말할 나위 없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30년 이전에 인류를 화성에 보낼 계획이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14년 후다.
비단 우주 과학뿐만이 아니다. 외국 기업은 정부가 마련해 놓은 토양 속에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마존이 내놓은 가정용 음성 비서 ‘스피커’는 벌써 400만 대가 판매됐다. 구글과 애플 같은 IT공룡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이 생긴지 벌써 10년이 됐고 트위터나 야후 같은 기업도 벌써 구세대 기업이 됐다.
세계가 이처럼 급변하는 데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떤 기술과 무기로 이들 강대국과 경쟁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에게는 큰 그림이 안 보인다. 아예 없는 건지 미처 알지 못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물론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 위성 발사나 위성 개발능력은 세계 10위권이다. 또한 매년 조 단위 예산이 들어간다.
예산이 우리보다 수 십배인 미국·중국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사실 무리다. 문제는 우리 과학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바뀌는 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만 연속성이 없다. 10년 전인 2006년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씨가 국내에서 별다른 역할을 찾지 못해 결국 미국에 정착한 것은 우리 과학계의 현주소다.
우리 정부는 당장 눈앞에 당면한 대기업 산업 구조조정을 막기에 급급해 보인다. 대기업은 변화가 두려워 정부 채근에도 어디에도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 기득권이 돼 가는 대기업 노조는 파업에 여념이 없다. 팍팍한 현실에 지친 청년은 10년 후 꿈보단 공무원·대기업 취직에 목을 맨다. 우리의 10~20년 후가 두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