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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대란]①'등골 보육'에 뿔난 엄마들

김정남 기자I 2015.12.28 05:30:00

누리과정 지원 끊기면 月 20여만원 더 부담할수도
30·40대 엄마들의 아우성 "육아 부담이 너무 크다"

전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30일 국회 앞에서 누리과정 지원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경기도 김포시에 거주하는 주부 A(34)씨는 요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 보육·교육)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우리 나이로 5살 된 딸이 어린이집에 다니는데, 당장 다음달부터 정부 지원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A씨가 매달 어린이집에 내왔던 금액은 21만원. 총 보육료 28만원 중 정부 지원 25만원을 제한 3만원과 특별활동비 명목의 18만원을 더한 액수다. 만약 정부로부터 보육료가 지원되지 않으면 당장 46만원을 다 내야 하는 처지다. A씨는 그럴 바에야 교육이 더 체계적인 유치원으로 옮기고 싶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유치원 수가 넉넉하지 않아 대기순번만 걸어놓고 있다.

A씨는 “지원이 끊기면 차라리 정부 도움 없이 연 1000만원이 넘는 영어유치원에 보낼까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0~2세 표준보육과정에 있는) 둘째 아들도 크고 있어 부담이 상당하다”고 했다.

엄마들이 뿔났다. 여야와 중앙정부, 시·도교육청이 얽혀 누리과정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한 달 내에 가시적인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보육대란은 불가피하다.

28일 국회 등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많이 모여있는 전국 각 지역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누리과정을 성토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한 커뮤니티의 학부모 ‘루XX’는 “유치원에 자녀 두 명을 보내야 하는데 정말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아이들을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 맡기고 직장에 나가는 ‘워킹맘’들의 걱정은 더 크다.

누리과정 논란은 28일 경기도의회의 예산안 의결 결과가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에 이어 경기도 보육비마저 끊긴다면 사태는 더 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교육부 등 중앙정부의 대응도 기존보다 강경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내년 총선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가 한 관계자는 “피해가 당장 피부로 와닿는 것이기 때문에 파장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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