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아파도-지칠 때까지 운동한다면, ‘운동 중독’

이순용 기자I 2014.08.15 06:33:48

운동 몰입하다 수술실 직행할 수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적당한 운동은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 없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된다. 특히 신체 컨디션에 상관없이 매일, 극도의 피로를 느끼면서도 고강도 운동을 쉬지 않는 경우 운동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운동 중독은 어깨 힘줄이 찢어지거나 무릎 연골이 파열되는 것과 같은 부상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봐서는 안 된다. 운동 중독으로 인한 부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강도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종목은 한 가지만 계속하기 보다는 여러 종목으로 바꿔가면서 운동하는 것이 운동 중독을 막고 운동 효과도 높이는 방법이다.

◇웨이트트레이닝→어깨부상, 축구·자전거→무릎 부상 위험

다이어트나 몸만들기를 목적으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스장을 찾는 운동 마니아가 늘고 있다. 자전거나 수영, 마라톤, 축구, 등산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는 아마추어 선수들도 많다. 좋아하는 운동을 적당히 하면 신체 기능이 향상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 그러나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까지 운동에 지나치게 열심이면 운동 중독에 빠질 수 있다. 운동 중독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경우 심각한 부상이나 영구 장애로 이어져 운동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만약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운동이 생활의 1순위가 되며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부상을 입고도 운동을 멈출 수 없다면 운동 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운동중독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호르몬의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을 하면 고통을 잊게 하는 베타엔돌핀, 도파민 등의 호르몬이 뇌에서 분비된다. 이 호르몬들이 분비되면 진통을 억제하고 행복감과 쾌감 등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이 감정을 계속 느끼기 위해 몸이 망가지도록 운동에 빠져드는 것이다.

김우 날개병원 원장은 “운동 중독은 단순히 심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근육통이나 오십견, 무릎 인대 파열 등 여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 경계해야 한다”며 “운동 중독이 있는 환자는 통증을 참으면서 운동하기 때문에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 병원을 찾아 수술에 이르는 경우가 흔하다”고 말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무리해서 할 때 가장 쉽게 찾아오는 부상은 어깨 질환이다. 덤벨이나 바벨을 어깨 위로 들어 올리는 운동을 많이 하면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가 손상된다. 처음에는 힘줄이 어깨뼈인 견봉과 부딪혀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어깨충돌증후군으로 시작하고 점차 진행되면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진다. 어깨 바로 아래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도 잦다. 위팔뼈 앞면에는 상완이두근이라는 근육이 있는데 이 근육 윗부분의 힘줄 2개 중 긴 힘줄인 장두건이 찢어지면 팔꿈치 쪽으로 말려 내려가게 된다. 정식 병명은 상완이두근 장두건 파열이지만 모양이 마치 뽀빠이 알통처럼 생겼다고 해서 뽀빠이 변형이라고도 불린다.

마라톤이나 축구, 자전거, 등산 등 하체를 주로 사용하는 종목에서 무리하면 무릎 부상을 당하기 쉽다. 달리다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점프한 뒤 착지하면서 무릎 관절이 뒤틀리면 십자인대나 반월상 연골판을 다칠 위험이 크다. 자전거나 등산은 뛰어 다니는 종목에 비해 무릎에 무리가 덜 갈 것 같지만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무릎 덮개뼈인 슬개골 연골이 자극될 위험이 있다. 이로 인해 슬개골이 말랑해지고 붓는 질환인 슬개골 연골연화증이 생길 수 있다. 연골연화증이 진행된 연골은 똑같은 강도로 사용해도 더 빨리 닳고 결국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혀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 종목 몰입 피하고 운동 강도는 최대심박수의 60~70% 적절

운동 중독과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운동 강도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운동 강도는 최대심박수의 60~70%가 적절하다. 최대심박수는 헬스클럽 등에서 간단하게 측정하거나 220에서 나이를 빼는 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0세라면 1분당 최대심박수는 190이며 운동 강도는 60~70%에 해당하는 114~133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하루 1시간 이내, 일주일에 3~5번이 적당하다. 일주일에 이틀은 반드시 쉬어야 한다.

김 원장은 “한 종목에 몰입하지 않고 다양한 종목을 즐겨 여러 부위를 자극하는 것도 운동 효과를 높이고 중독을 예방하는 길“이라며 ”운동 뒤 통증이 있다면 무리를 했다는 신호로 통증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충분히 쉬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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