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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3일 노사분규 마침표..교육문화종합기업으로 도약"

박보희 기자I 2013.08.26 07:00:00

양병무 JEI재능교육 대표이사 인터뷰
23일 노사 잠정 합의안 도출

양병무 JEI재능교육 대표이사는 23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노사갈등을 마무리짓고 ‘교육문화종합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재능교육 제공)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사람이 온다는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때문이다/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것이다.-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수 있을/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내나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방문객>, 정현종)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사옥에서 만난 양병무(57) JEI재능교육 대표이사를 만났다. 그는 시 한 구절로 인사를 대신했다.

“새 방문교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항상 낭송하는 시에요. 환영의 의미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죠.”

재능교육은 시문학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시낭송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17일 전남 통영에서 열린 시낭송여름학교에는 신달자 시인을 비롯해 유자효 시인, 허형만 시인 등 유명 시인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가 됐다.

“재능교육에 처음 왔을 때는 시를 잘 몰랐어요. 회사 차원에서 시에 관심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시를 접하게 됐어요. 하지만 시를 알고 나니 시가 사람을 치유하고 용기를 준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양 대표는 미국 하와이주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국인간개발연구원장, 노동경제연구원부원장 등을 거친 노사관계 전문가다. 한국사이버대 부총장으로 있던 그가 3년 전 재능교육 대표이사 자리를 맡았을 때 재능교육은 오랜기간 이어진 노사갈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었다. 학자에서 경영자로 명함을 바꾼 그는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매일같이 이뤄지던 ‘선택과 결정’이었다고 했다.“법과 원칙을 따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다르더군요. 경영자의 결정은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양 대표를 만난 23일은 재능교육에 있어 특별한 날이었다. 이날 오전 회사와 노조는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19일부터 닷새동안 이어진 집중교섭 결과다. 회사측은 노조가 요구해온 단체협약 원상회복과 12명의 해고자 전원 복직을 수용하기로 했다. 지난 2007년 처음 노사분규가 발생한 지 2073일, 노조원 2명이 종탑에 올라 농성을 시작한지 199일만이다.

재능교육 노조는 지난 2007년 12월21일, 회사측의 단체협약 해지를 이유로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장기간 농성을 벌여왔으며 올해 2월5일부터는 여민희(40), 오수영(39) 두 조합원이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성당 종탑에 올라 농성을 이어왔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너무 오래 걸렸죠. 하지만 이제 그동안 분산됐던 에너지를 모아 ‘교육문화종합기업’으로 거듭날 겁니다.”

양 대표는 5년여간 계속된 노사갈등을 마무리 짓고 해외사업 진출로 재도약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다.

“저출산 등으로 업계 상황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하지만 힘든 와중에서도 스스로 펜이나 e학습 부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주력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해외에서 우리의 스스로 학습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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