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상승했다.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재정절벽 협상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지수는 랠리양상을 보였다.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15.57포인트, 0.87% 상승한 1만3350.9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43.93포인트, 1.46% 오른 3054.53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6.43포인트, 1.15% 높은 1446.79를 기록했다. 지수는 지난 10월18일 이후 두 달만에 최고치였다.
지난주말 공화당이 부자 증세안을 수용하기로 한데 이어 전날 백악관도 부자 증세의 기준이 되는 연간 소득을 상향 조정하기로 수정 제안하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된 것이 호재가 됐다. 공화당이 ‘플랜B’로 부자 증세와 일반가정 감면연장을 위한 법안을 마련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3분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폭이 2년만에 최저 수준을 줄었고, 국내총생산(GDP)대비 적자비율도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개선됐다. 주택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도 6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시장심리가 개선됐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에너지와 기술주가 강세를 주도했다. 반면 이동통신주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휴렛-패커드(HP)와 유나이티드 테크롤로지스가 각각 3%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며 대형주를 이끌었다.
또한 최근 부진으로 시가총액 1위으로서의 체면을 구긴 애플은 이날 삼성전자가 유럽에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덕에 2.90%나 급상승했다. 주가는 다시 530달러대를 회복했다.
유명 애널리스트인 메리디스 휘트니가 ‘강세’ 전망을 내놓은 덕에 은행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디스커버 파이낸셜 등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나이트캐피탈 역시 매각에 근접했다는 소식에 2% 이상 상승했고, 아비트론도 닐센사가 12억6000만달러에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소식에 24% 가까이 급등했다.
◇ 美 건설업체 체감경기, 6년 8개월래 최고
미국 건설업체들이 느끼는 주택시장 체감경기가 최근 6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주택경기 호조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미주택건설협회(NAHB)가 발표한 12월중 주택시장지수는 47로, 앞선 11월 수정치인 45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도 정확히 일치했다. 특히 이는 지난 2006년 4월 이후 최고치였다.
NAHB 주택시장지수는 협회소속 건설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방식의 조사로 주택 체감경기를 보여준다. 이 지수가 50선을 넘으면 체감경기는 호조를 보인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세부 항목별로는 현재 단일세대 주택 판매에 대한 지수는 11월의 49보다 높은 51을 기록했고, 이 역시 6년 8개월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아울러 미래 주택 구입 전망지수도 35에서 36으로 개선됐다. 다만 6개월후 주택 판매전망지수는 종전 52에서 51로 소폭 조정을 받았다.
◇ 공화, ‘고소득자 증세+일반인 감면연장’ 법안추진
재정절벽 협상에서 세율 인상을 일부 수용한 공화당이 고소득층의 세율을 높이고 일반 가계의 감면을 연장하는 법안을 미리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백악관과의 협상 결렬에 대비한 일종의 ‘플랜B’다.
이날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공화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이같은 법안을 별도로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하며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좌관은 “베이너 의장을 중심으로 연간 소득이 100만달러(10억7000만원) 이상인 최고 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인상하고 그외 대부분 가구에 대해 기존 세금인하 혜택을 연장하는 법안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베이너 의장도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나 “재정절벽 합의가 균형잡힌 방식으로 이뤄지길 원한다”고 전제한 뒤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은 균형잡힌 방식이 아닌 만큼 100만달러 이상 소득자에 대한 증세 방안을 이번주내에 마련해 향후 하원 표결에 붙일 것”이라며 이같은 방침을 확인했다. 다만 에릭 캔터 원내대표는 “재정절벽 협상은 계속 진행할 것이며, 이번 법안은 (협상 불발에 대비한) 대안 차원”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상원 예산위원회 의장인 켄트 콘래드 민주당 상원의원(노스다코타주)은 이날 “우리는 의회에서 대다수가 지지할 수 있는 합의안에 상당히 근접하고 있는 것 같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공화당내 영향력이 큰 밥 코커 상원의원(테네시주)은 이날 CNBC에 출연, “아직 협상이 근접하지 않았다”며 이번주내 타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 美 GDP대비 경상수지 적자, 3년여래 최저
미국의 지난 3분기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크게 줄었다. 국내총생산(GDP)대비 적자비율은 3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재정적자 개선에도 힘을 받게 됐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3분기중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1075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2분기의 1181억1000만달러 적자에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지난 2010년 4분기의 1046억7000만달러 이후 거의 2년만에 최저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는 시장 예상치인 1034억달러보다는 다소 많았다. 앞선 2분기 적자규모는 종전 1174억1000만달러에서 소폭 상향 조정됐다.
국내총생산(GDP)대비 적자규모도 전분기의 3.0%보다 낮아진 2.7%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3년 1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같은 적자폭 감소는 상품수지 적자가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중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원유 수입액 등이 감소했다. 상품수지 적자는 1739억달러로, 2분기의 1857억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또한 서비스수지 흑자규모도 483억1000만달러에서 494억1000만달러로 늘어났다.
◇ 삼성 “유럽서 애플 판매금지 소송 취하”
삼성전자가 유럽대륙 5개국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애플을 상대로 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다만 특허소송 자체는 현재대로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은 우리의 필수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유럽 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제품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측 고위 관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이번 결정으로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에서 진행하던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일방적으로 철회할 것“이라면서도 ”특허침해 소송 자체는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아울러 표준특허 이외에 상용특허 침해와 관련된 판매금지 신청도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측은 “이는 고객들의 선택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우리는 기업들이 법정에서보다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력하게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은 이같은 필수 표준특허 침해에 따른 판매금지 소송을 진행한 탓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공정한 특허 제공과 관련한 독과점 여부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한 조치로도 읽힌다.
◇ S&P, 그리스 신용등급 ‘선택적디폴트’서 ‘B-’ 상향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꺼번에 여섯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선택적 디폴트’ 지위도 해제됐다.
이날 S&P사는 그리스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B-’로 상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단기 등급도 ‘B’로 높였다. 아울러 등급 전망 역시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S&P는 평정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가 국채 바이백(환매)을 마무리했고 이에 따라 유로존 국가들도 그리스가 유로존에 계속 남을 수 있도록 강력한 의지를 반영해 지원 재개를 승인했다”며 등급 상향 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그리스 정부 역시 경제적, 정치적 어려움 속에서도 재정 긴축 이행 의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