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6월 20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지방자치의 기능을 분명히 살려야 됩니다. 교통과 같은 광역인프라는 서울시에서 담당하는 것이 맞지만 세부 관리기능은 구청이 해야 합니다. 아직도 관선 때 행정틀이 그대로 있습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사진)은 진정한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 개선돼야 할 점들이 아직도 많다고 지적했다. 광역과 기초지자체의 책임영역을 분명히 나눠 효과를 따져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을 예로 들면 어린이집까지는 구청장이 책임을 지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서울시가, 대학은 정부가 맡아서 관리·지원하는 식이다. 지방자치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책임소재부터 명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행정의 목적은 사람 중심의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라며 “구민들이 지방자치가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2010년 7월 취임 이후 곧바로 대학교수 등 관내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구정 정책자문위원회’를 꾸렸다. 그는 “‘광진구 정책의 우선순위가 뭔지 조언해달라. 심부름은 내가 다 하겠다’고 하자 다들 뜨악해했다”며 “지금은 50명이 넘는 위원들과 수시로 만나거나 메일, 전화 등을 통해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자문위원회의 최대 성과는 올해 처음 개최한 ‘서울동화축제’다. 어린이대공원의 시설 기반을 활용해 동화축제를 열자는 아이디어가 나온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기동 구청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강우현 남이섬 대표에게 축제 기획을 요청하고, 구 예산 2억원을 마련했다.
어린이대공원은 광진구로서는 골칫거리와도 같은 공간이었다. 어린이날 등 행사가 있을 때만 ‘반짝’하고 평소에는 산책로 정도로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관 주도가 아닌 전문가 그룹의 민간이 주도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매년 꾸준히 추진해 광진구가 세계적인 어린이도시, 동화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광진구는 현재 지하철 2호선 지하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신청사 건립 등의 숙제를 안고 있다.
1983년 지하철 2호선 개통 당시 기술적, 재정적 어려움 탓에 지상구간으로 지어졌지만 최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용역 결과 기술적 문제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진구는 이같은 결과가 서울시 교통정비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시에 협조를 요청했다. 현재 서울시에서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
서울의 동쪽 관문인 동서울터미널도 지은지 25년이 넘어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사전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진중공업이 작년 3월 사업제안서를 제출했고, 현재 보완사항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지하 5층, 지상 40층, 연면적 27만㎡ 규모 터미널, 판매, 업무, 문화 등 복합시설로 계획돼 있다”며 “사업 자체가 일자리 창출과도 연결된다. 시에서 사업 승인을 빨리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진구의 전체 면적은 17.05㎢로 서울 면적의 2.8%에 해당한다. 3분의 2는 주거지역이고, 상업지역은 1%에 불과하다. 게다가 학교, 산, 공원 등 면세지가 절반을 넘어 재정적인 고민이 항상 뒤따른다는 설명이다.
김기동 구청장은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열쇠는 소통이다”라며 “구청과 구의회, 시민사회단체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1946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1969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을 졸업했다. 1978년 제22회 행정고시에 합격, 1980년 건설부 주택정책과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83년부터 서울시로 옮겨와 건설관리국, 기획관리실, 도시계획국, 시정개발담당관 등의 업무를 경험했다. 광진구(1999~2003년)와 중구(2003~2004년)에서 부구청장을 지냈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광진구청장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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