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LG 간판급 CEO의 포스코行..`어떤 인연 있었길래`

윤종성 기자I 2011.02.08 07:06:00

남용 前부회장, 임직원들에 "포스코를 배워라"
정준양 회장, LG전자 벤치마킹..`지일법`제정
서로 호감 있던 두 CEO, 포스코 이사회 멤버로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포스코(005490)가 지난 1일 이사회를 통해 남용 전(前) LG전자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하자, 회사 안팎에선 술렁거렸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결과였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CEO가 임기 만료와 함께 곧장 다른 기업 사외이사에 취임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 통상 고문 등의 직함으로 2~3년간 회사에 머무르며, 다른 대외 활동은 자제하는 게 관례다. 특히 남 전 부회장처럼 LG에서 잔뼈가 굵은 `간판 CEO`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준양 회장과 남 전 부회장의 `특별한 관계`를 얘기하며, 예측할 수 있었던 일이라는 말도 나온다. 두 사람은 서로의 경영 스타일에 큰 호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남 전 부회장의 사외이사 추천도 정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좌)과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우)



그 동안 두 사람은 양사간의 전략적 사업 관계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아왔다. 각자 회사의 최고경영진을 이끌고 서로의 핵심 사업장을 방문해 혁신 사례를 배워가는 식이다. 혁신 관련 임원이 상대 회사를 방문해 직접 강의한 적도 있다.
 
동종업계가 아니라 해도, 경쟁이 치열한 대기업들간에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 같은 양사간의 혁신 교류를 두고 업계에서는 `밀월관계`, `품앗이 경영`이라는 말로 표현해 왔다.
 
특히 두 사람은 공식 행사 외에도 그 동안 서로의 혁신활동에 대한 논의 자리도 몇 차례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잦은 교류는 각자 경영에도 큰 영향을 미쳐 왔던 게 사실이다.
 
남 전 부회장은 2009년에는 사내 임직원들에게 `강한 현장이 강한 기업을 만든다`라는 책을 추천한 바 있다. 이 책은 당시 허남석 포스코 부사장을 포함해 포스코 임직원들이 쓴 것. 남 부회장은 이 책을 추천하면서, 직원들에게 `포스코를 배워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작년에 만든 '지일법(지혜롭게 일하는 법)'은 남 전 부회장이 LG전자에서 펼쳐온 '일잘법(일 잘하는 법)'을 벤치마킹한 것이기도 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남 전 부회장은 LG전자에서 혁신과 낭비제거 등에 있어 큰 성과를 보여줬던 인물"이라며 "정 회장도 남 전 부회장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남 전 부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을 포스코가 올해 높게 잡아놓은 원가절감 목표와 연관지어 해석하기도 한다. 정준양 회장은 최근 열린 CEO포럼에서 "지난해 1조원 가량의 원가절감 규모를 올해는 2조원 이상 확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남 전 부회장이 LG전자 CEO 시절 원가절감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해도, 사외이사의 지위로 포스코에서도 원가절감 부문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 관련기사 ◀
☞[주간추천주]신한금융투자
☞[마켓in][크레딧마감]설 연휴 앞두고 거래 실종
☞[마켓in][크레딧마감]설 연휴 앞두고 거래 실종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