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문주용 특파원] 경제 회복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또 제기됐다.
세계 1, 2위 신용평가기관은 무디스와 S&P는 13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의 재정 악화에 우려를 표시하며, 트리플 A인 미국 국가 신용등급이 부정적 전망에 오를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이 트리플A 등급을 지키려면 상승 추세인 부채비율을 떨어뜨리는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의 사라 칼슨 애널리스트는 "악화되는 경제 펀더멘탈을 뒤바꾸는 조치가 없다면 앞으로 2년 내 국가등급에 대해 `부정적 전망`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P도 최근 재정상황 악화를 이유로 미 국가 등급의 전망을 변경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카롤 시로 S&P 프랑스 대표는 이날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장은 미국이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달러화와 연계된 특권을 계속해서 누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미래에 미 국채에 대한 전망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이 없는 미 경제의 회복이 미 경제의 최대 위협"이라며 "트리플 A 등급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4개국에 대해 트리플A등급 국가에 맞는 채무 부담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이 신용등급의 장기 안정성을 유지하려면 연금, 건강의료보조금 증가에 따른 비용을 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같은 부정적 평가에도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미 국채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디스와 S&P의 지적이 예전에 구두로 발표된 내용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 탓이다.
미 국채는 이날 독일 국채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