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이익의 절대레벨 유지, 국내 부동자금 유입, 선진경제의 완만한 회복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주가 재평가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익 전망에 근거한 적정 주가수익비율(P/E)는 10.4~12.5배 수준이며 이에 따른 코스피 전망치는 2010~2450이다.
내년 자금흐름은 두 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나는 신흥아시아 시장의 자산가격 인플레이션 환경이며, 다른 하나는 국내 부동자금의 이동 가능성이다.
|
국내 부동자금도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다.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풍부한 유동성·자산가격 회복 등 일련의 환경은 부동자금 이동으로 표출될 것이다.
기업이익은 컨센서스 기준으로 내년 실적은 올해 대비 16% 증가할 전망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이익전망의 시계(視界)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애널리스트의 이익전망이 다소 낙관의 편에서 추정됐을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 실적에 대해 일정한 디스카운트가 필요하다. 이를 고려해서 실적에 대한 민감도 테스트를 한 결과 현 이익전망에서 최대 15% 정도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 우리 예상처럼 이익모멘텀이 둔화될 경우 투자자의 반응이 관건이다. 실적의 절대 레벨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이상, 주가 재평가를 통해 이익모멘텀 둔화를 상쇄할 것이다.
2009~2011년 국제수지 흑자규모는 146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이는 지난해 명목 GDP의 15%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당국은 원화강세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조합을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자본이득 과세 부활, 외국계 국내지점 선물환 거래 한도 축소, 내국인 및 연기금 해외투자 확대 유도 등이 예상가능한 정책 조합이다.
정책금리 인상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며 내년 말 3%수준으로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개인금융 자산 중 예금 보험 등 안전자산 비중은 무려 71%에 달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 팽창 및 개인과 기업의 보수적인 자금운용으로 과도한 잉여현금을 보유하게 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들을 감안할 때 내년은 부동자금이 주식등 위험자산으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크게 세 가지 잣대를 적용해서 업종 투자전략을 제시한다.
먼저 턴어라운드 측면에선 IT와 은행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IT업종은 업황 바닥통과가 임박했는데 재고조정과 감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AMOLED와 태블릿 PC가 성장의 두 축으로 부각될 것이다.
유동성 모멘텀 관점에선 증권과 건설업종이 시야에 들어온다. 증권업종은 저금리 기조와 부동자금 이동의 최대 수혜주다. 지수 레벨-업을 예상한다면 증권주도 매수목록에 포함해야 한다. 건설업종은 해외수주 모멘텀이 주가의 상승요인으로, 주택경기 바닥통과가 주가의 하방경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골디락스 주가 관점에선 자동차와 화학업종이 올라온다. 순환적 회복에 더해 구조적 진전이 장기 주가 강세요인이다. 다만 지난 2년간 강한 랠리를 고려할 때 완만한 주가 재평가를 기대한다. 최선호주로는 삼성전자, 현대차, POSCO, 호남석유화학, 하나금융지주, CJ오쇼핑, 삼성물산, 대우증권, 현대해상, SK를 제시한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