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러시아 법원이 종교를 희화한 예술 전시회를 연 큐레이터들에게 벌금형을 내렸습니다. 전시회는 종교를 성적으로 표현해 러시아 정교회의 격분을 샀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전시회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예술작품 전시회로 종교계의 반발을 산 미술관 큐레이터들에게 유죄가 선고됐습니다.
러시아 법원은 미술작품 전시회로 러시아 정교계로부터 고발당한 두 명의 큐레이터들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징역형 대신 벌금형을 내렸습니다.
(인터뷰)러시아 판사
사모두로프 유리 블라디미로비치와 예로페예프 안드레이 블라디미로비치는 러시아 연방 형법 제282조 2항에 따라 유죄를 선고합니다. 사모두로프 유리 블라디미로비치는 20만 루블을, 예로페예프 안드레이 블라디미로비치는 15만 루블의 벌금형에 처합니다.
미술관 큐레이터인 유리 사모두로프와 안드레이 예로페예프는 지난 2007년 `금지된 예술`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기획했습니다.
이 전시회는 종교적 아이콘을 성적인 표현과 대중 문화 이미지로 섞어 표현해 러시아 정교회의 분노를 샀습니다.
극단적 민족주의 성향의 정교회 시위자들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법정 밖에서 비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 남자는 전시회를 지원한 러시아의 유명 갤러리 경영자 마라트 겔맨을 비난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러시아 정교회 시위자
마라트 겔멘은 빈자보드 갤러리에서 다시 한 번 똑같은 전시회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 전시회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큐레이터들에 대한 기소는 `새로운 검열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한탄이 나올 정도로 예술계 지도자들을 격분시켰습니다.
또 이번 판결이 앞으로 다른 경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유리 사모두로프/전 사크하로프 박물관 책임자
사실 이건 섣불리 기뻐할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판결을 지지했기 때문입니다. 근데 저번에도 판결은 벌금으로 끝났습니다. 이건 다음에 똑같은 일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편 러시아 정교회는 국가적 종교로 정부의 지지와 지원을 누리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 전 공산정권의 붕괴 이후 새로운 부흥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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