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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하락..`소비위축→R우려`

전설리 기자I 2008.03.29 05:48:03

실질 소비 세달 연속 `제자리`-소비심리 `16년 최저`
JC페니 실적전망 하향→유통주 일제 하락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마쳤다.

이틀 연속 하락에 이어 완만한 상승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소비위축에 따른 경기후퇴(recession)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지속적으로 밀려난 끝에 일일 최저점에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2월 실질 소비는 세달 연속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 대학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예비치 보다 낮게 확정되며 16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3위 백화점 JC페니의 실적전망 하향조정도 소비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며 유통주 하락을 촉발했다.

한편 인플레이션 압력은 다소 완만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연율 2.0%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안심권인 1~2% 이내에 들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216.40으로 전일대비 86.06포인트(0.70%)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61.18로 19.65포인트(0.86%)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44포인트(0.79%) 내린 1315.22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는 송유관 폭발 사고로 중단됐던 이라크 석유 수출이 재개됐다는 소식에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96달러(1.8%) 내린 105.62달러로 마감했다.
 
◇JC페니 등 유통주-리먼 등 금융주 `하락`
 
JP페니(JCP)가 실적전망을 하향조정 여파로 7.5% 급락했다.

JP페니는 이날 경기 악화에 따른 소비 위축을 들어 1분기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75~80센트에서 50센트로 낮춰잡았다.

아울러 3월 및 1분기 동일점포매출이 각각 낮은 두자릿수, 높은 한자릿수의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종전 낮은 한자릿수 감소세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마이런 울만 JC페니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심리가 수 년래 최저 수준"이라며 "JP페니의 고객인 미국 가계들이 고유가와 고용시장 위축, 주택가격 하락 및 신용위기 등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전망 하향은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경기부양책으로 일시적인 수혜가 예상되긴 하지만 올해 내내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여파로 유통주들이 일제히 밀려났다. 경쟁사인 메이시(M)와 노드스톰(JWN), 삭스(SKS)가 각각 6%, 5.7%, 4% 떨어졌다.
 
씨티그룹(C)은 4.4% 내렸다.

오펜하이머의 메레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는 씨티그룹이 올해 들어 두번째 배당금 삭감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의 투자의견 상향조정으로 장중 상승세를 나타냈던 리먼 브러더스 홀딩스(LEH)도 결국 2.2% 하락 마감했다.

이날 씨티그룹은 리먼 브러더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씨티그룹의 프라샨트 바티아 애널리스트는 "리먼 브러더스가 사업을 영위할만한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금융주들도 하락했다. JP모간 체이스(JPM)가 0.3%, 골드만삭스(GS)가 2.2%, 메릴린치(MER)가 4.7% 밀렸다.

주택건설업체인 KB홈(KBH)은 실적 악화로 4.9% 미끄러졌다.

KB홈은 지난달 29일로 마감된 회계년도 1분기 2억6800만달러(주당 3.47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1.17달러 손실보다 악화된 수준이다. 전년동기에는 2750만달러(주당 34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었다.

◇실질 소비 세달 연속 `제자리`

미국의 실질 소비는 세달 연속 제자리 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2월 명목 소비지출이 0.1%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와 일치한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비는 세달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는 명목 소비지출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의해 증가했을 뿐이라는 것으로 실제 소비는 침체돼 있음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다소 완만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전년대비 3.4% 올랐다.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인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상승,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년에 비해서는 2.0%의 상승률을 기록, 연준의 안심권인 1~2% 이내에 들었다.

개인소득은 0.5% 늘어나 월가 전망치인 0.2%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세금과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가처분 소득도 0.3% 늘어 지난 8월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소비심리 `16년 최저`

미시간 대학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예비치 보다 낮게 확정됐다.

미시간 대학은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이달 초 발표된 70.5에서 69.5로 하향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92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2월 70.8보다 하락한 것이다. 또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69.6도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부문별로 향후 소비지출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기대지수가 전월의 62.4에서 60.1로 하락, 지난 1991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 상황지수는 83.8에서 84.2로 향상됐다.

응답자의 86%가 미국 경기가 이미 후퇴(recession)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시간 대학교 리처드 커틴 교수는 "지난 1년간 소비자신뢰지수의 하락은 1950년대 중반과 2000년대초를 포함한 과거 어느 경기후퇴기에나 일어났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 악화에 대비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빚을 갚고, 저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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