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0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악재들을 딛고 사흘만에 반등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월가 전망치를 넘어서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고, 유가가 이틀 연속 100달러를 상회했으며, KKR 파이낸셜 홀딩스 등 신용 악재도 이어졌지만 뉴욕 증시는 전약후강의 흐름을 보이며 악재들을 견뎌냈다.
다우 지수는 상하로 240포인트 가량 움직이며 비교적 변동성이 큰 움직임을 연출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의사록을 통해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적절하다`고 밝히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휴렛패커드의 호실적에 힘입어 기술주도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를 떠받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90.04포인트(0.73%) 상승한 1만2427.26으로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90포인트(0.91%) 오른 2327.10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360.03으로 11.25포인트(0.83%)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100달러를 넘어서며 이틀째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73센트 오른 100.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01.32달러까지 치솟아 장중 최고가도 갈아치웠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돼 헤지수단인 원유로 자금이 몰려 유가 상승의 배경이 됐다.
◇휴렛패커드 등 기술주 `상승`-KKR·AT&T `하락`
휴렛패커드(HPQ)가 실적 호조에 힘입어 7.9% 급등했다.
휴렛패커드는 전날 장 마감 후 1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비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를 웃돈 수준이다.
애플(AAPL)과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각각 1.3%, 0.2% 오르는 등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에너지주인 엑손 모빌(XOM)은 유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3% 상승했다.
반면 KKR파이낸셜 홀딩스(KFN)는 1.9% 내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인 콜버스 크라비스 로버츠(KKR)의 차입(leverage) 전문 투자 자회사인 KKR 파이낸셜 홀딩스가 만기 도래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CP 상환을 연기하고 채권단과 회사 구조조정 협상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주인 AT&T(T)와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VZ)은 각각 4.3%, 0.3% 밀렸다.
AT&T와 버라이존은 전날 무제한 통화가 가능한 정액 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틀 연속 하락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날 업계 경쟁 심화와 경영 환경 등을 들어 AT&T와 버라이존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관련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확대`에서 `시장비중`으로 낮췄다.
◇1월 의사록 "美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당분간 저금리 적절"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또한 최근 공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둔화 위험이 상당해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적절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3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연준이 공개한 1월 FOMC 의사록에서 드러났다.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2.5%에서 1.3~2.0%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실업률은 종전 4.8~4.9%에서 5.2~5.3%로 높여잡았다.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은 종전 1.8~2.1%에서 2.1~2.4%로 상향 조정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위원들은 "경기 하강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위원들은 "주택시장 침체와 금융시장의 혼란이 안정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 1월 금리인하 이후에도 경기둔화 위험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주택가격 및 주가 하락이 가계의 부를 감소시켜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비교적 낮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몇몇 위원들은 "경제 성장 리스크가 안정화되면 최근 완화 정책과 반대되는 대응(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다만 "향후 수 분기간 인플레이션이 완만할 것"이라며 최근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을 위험 수준까지 끌어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기준금리 50bp 인하 결정에 대해서는 금리동결을 주장한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를 제외하고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었다.
피셔 총재는 "현 금리 수준이 이미 경기를 부양할 만한 수준이며 (유가와 식료품을 포함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월가는 연준이 경기후퇴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3월 기준금리를 50bp 추가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목표치는 연 3%로 지난 해 9월 이후 긴급조치를 포함 총 다섯 차례에 걸쳐 225bp 인하됐다.
◇美 근원 CPI 0.3%↑ 19개월 최고..`물가 우려`
미국 노동부는 1월 CPI가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0.3% 올라 지난 2006년 6월 이후 19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각각의 월가 전망치인 0.3%와 0.2%를 모두 넘어선 것이다.
특히 연준이 금리 결정 과정에서 가장 많이 참조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CPI는 연간 2.5% 올라 연준의 안심권인 1~2%를 웃돌았다. 이는 지난 해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CPI의 경우도 연간 4.3% 상승했다.
마켓워치는 이날 발표된 CPI 수치가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우호적이지 않지만 향후 수 개월간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를 막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달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부문별로 1월 에너지 가격이 0.7% 올랐다. 휘발유 가격은 1.2%, 천연가스 가격은 2.2% 상승했다. 식료품 가격도 0.7% 올라 지난 해 2월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뿐만 아니라 의류와 약, 교육비 등 전반적인 물가가 올라 근원 CPI를 끌어올렸다.
고유가 여파로 교통비가 0.5% 올랐고, 의류 가격도 0.4% 상승했다. 약값도 0.5% 올라 1년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1월 주택착공 소폭 증가
미국 상무부는 1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전월대비 0.8% 증가한 연율 101만채(계절조정)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연율 101만채에 부합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16년래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12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14.8% 급감한 100만채로 하향 수정됐다.
지역별로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의 주택착공건수가 각각 18.9%, 12% 증가했다. 반면 남부와 서부에서는 각각 2.9%, 6.2% 감소했다.
전체지역의 단독주택 착공건수는 5.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택건설의 선행지표인 1월 착공허가건수는 3% 감소한 연율 108만채(계절조정)에 그쳤다. 이 역시 1991년11월 이후 최저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