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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폭등..`땡큐! 버냉키`

전설리 기자I 2007.09.19 06:29:34

유가·금값 사상 최고치-달러 유로대비 사상 최저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로 뉴욕 주식시장이 급등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330포인트 이상 뛰어오르며 5년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오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관망세를 지속하던 뉴욕 증시는 FRB가 기준금리를 50bp 전격 인하하면서 곧바로 수직 상승세를 탔다.

FRB는 이날 9월 FOMC에서 연방기금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50bp씩 인하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4년3개월만에 단행된 것으로 월가 전망이었던 25bp 인하보다 큰 폭이다.

암울할 것으로 전망됐던 금융주 실적 발표의 첫 타자 리먼 브러더스가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개장전 발표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큰 폭으로 하락, 인플레이션 우려감을 완화시켰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739.39로 전일대비 335.97포인트(2.51%) 폭등했다. 이는 지난 2002년 10월15일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651.66으로 70포인트(2.71%) 급등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43.13포인트(2.92%) 오른 1519.78에 마쳤다.

국제 유가는 이틀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94센트(1.2%) 오른 81.51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장중 한때 81.90달러까지 치솟으며 장중 최고치도 갈아치워 닷새 연속 종가 또는 장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를 지속했다.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3981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13일 기록한 사상최고치(1.3927달러)를 경신했다.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대체자산인 금값이 27년래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NYMEX에서 거래된 금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735.5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1980년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이다.

국채수익률은 혼조세로 마감했다. FRB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3.99%로 전일대비 80bp 급락했다. 반면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7bp 오른 4.49%로 마쳤다.

◇FOMC, 기준금리·재할인율 50bp씩 인하

연준은 이날 FOMC를 열고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종전 5.25%에서 4.75%로 50bp 내렸다. 재할인율도 5.75%에서 5.25%로 50bp 인하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 2003년 6월 이후 4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지난 2004년 6월 이후 지난해 6월까지 총 17차례에 걸쳐 금리를 25bp씩 인상했으나 이후 지난달까지 9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연준은 경제 성장 둔화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걱정하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경제 성장 둔화에 우선 순위를 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종전 매파적 입장을 거두지는 않았다.

연준은 "8월 FOMC 이후 금융 시장의 동요가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증대시켰다"며 "빠듯한 신용 여건이 잠재적으로 주택 시장 침체를 심화시키고 경제 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날 금리 인하는 금융 시장의 동요가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방어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남아 있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종전 `최대 우려(predominant policy concern)`라는 문구는 삭제했다.

향후 금리 결정 방향에 대해서는 "금융 시장 불안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인플레이션의 안정과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필요하면 행동에 나설 것(act as needed)"이라고 언급, 추가 인상 또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리먼 등 금융주 `상승`

리먼 브러더스(LEH)가 10% 뛰어올랐다.

리먼 브러더스는 이날 3분기 순익이 8억8700만달러(주당 1.54달러)로 전년동기 9억1600만달러(주당 1.57달러)에 비해 3%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1.47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리먼의 실적 호조로 이번 주 3분기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는 다른 금융주들도 상승세를 탔다.

골드만삭스(GS)와 베어스턴스(BSC)가 각각 6.9%, 3.3% 올랐다. 모간스탠리(MS)도 5.5% 상승했다.

베스트바이(BBY)는 실적 호조와 더불어 올해 순익 전망의 하단을 상향 조정하면서 6.6% 뛰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어도비 시스템(ADBE)도 실적 호조에 힘입어 1.5% 올랐다.

은행 부문 매각을 발표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XP)는 4.6% 상승했다.

영국 스탠다드 차터드(SC)은행은 이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은행 사업부를 8억6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美 8월 PPI 큰 폭 하락..근원은 `예상 상회`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의 하락 여파로 급락했다. 그러나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 월가 예상치를 소폭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8월 PPI가 전월대비 1.4%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를 하회한 수준. 월가는 8월 PPI가 0.4%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반면 근원 PPI 증가율은 0.2%로 월가 예상치인 0.1%를 웃돌았다.

이로써 PPI와 근원 PPI는 전년대비 2.2% 상승했다.

부문별로 에너지 가격이 6.6%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이 13.8%, 천연가스 가격이 8.5% 급락했다.

식료품 가격은 0.2% 내려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채소 가격은 6% 떨어진 반면 쇠고기 가격은 2.3% 올랐다.

자본재 가격은 0.1% 내렸다. 반면 의약품 가격이 1.3%, 자동차 가격이 0.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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