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용만기자]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그동안 금융시장을 짓누르던 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부시의 재선 성공은 일단 증시에는 중단기적으로 호재다. 단기적으로는 안도의 랠리, 중기적으로는 감세정책 지속에 따른 증시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월가는 부시 행정부의 지속적인 감세정책과, 주식배당 및 자본소득에 대한 저율의 세금이 주식투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선호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리먼브라더스의 투자전략가 헨리 딕슨은 "부시가 승리함에 따라 내년 초까지 S&P500 지수가 10%가량의 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도의 랠리라는 재료외에도 11~12월은 전통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달이다. 1950년이후 S&P500 지수의 11~12월 상승률은 평균 1.7%로 다른 달의 평균 상승률 0.73%를 크게 상회했다. 최근 32년간 11월중에는 다우가 1.4%, 나스닥이 1.9%, S&P500이 1.4% 상승하는 강세장이 연출됐었다.
종목별로는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석유, 석탄 등 에너지 주식, 의약품 제조업체 등은 부시 재집권시 수혜종목으로 지목돼왔다. 반면 케리 집권시 수혜주로 부각된 대체 에너지와 주택건설업종 등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가 재선에 성공함에 따라 유가에는 다소 악영향이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부시 재집권에 따라 이라크 사태 등 유가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당기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들어 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번번히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 12월 인도분은 2일 배럴당 49.62달러였지만 3일 부시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간외거래에서 50달러, 51달러를 차례로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채권시장에는 부시의 재선이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부시가 재집권할 경우 재정적자가 더욱 확대되고 이는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재정적자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고 있으며 부시 재임기간중 확대돼 왔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 임기중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지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부시의 재선이 미국의 강달러 정책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달러화는 부시 재선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개표 초반 케리 후보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섰지만 부시의 역전으로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UBS의 외환전략가인 애슬리 데이비스는 "부시 대통령의 재선은 달러화에 호재"라면서 "단기적으로 달러화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화는 최근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연준도 경상수지 적자 등을 감안할 때 달러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이 26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4%는 달러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왑사운드뷰자산운용의 라일 그람리는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달러 강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