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어제만해도 주식시장과 FRB는 한 편이었다. FRB는 경기가 소강국면을 마치고 이제 막 견인력을 회복했다고 자신했고, 주식 투자자들은 이에 환호해 `사자` 주문을 냈다.
채권시장은 어제도 오늘도 FRB의 반대편에 서 있었다. 경기회복세는 연준이 생각하는 것만큼 강하게 살아나지 못했고, 이로 인해 물가 오름세도 연준이 공개적으로 인정할 정도로 크게 둔화다는 게 채권투자자들의 생각이었다.
주식시장이 결국 어제 무리했던 대가를 톡톡히 치르면서 채권시장편에 합류했다. 당연히 FRB와는 반대편이다. FRB는 경기를 낙관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밸류라인즈증권의 매니저 브래드 브룩스는 "실적 전망을 낮추는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하고 "성장이 둔화되고 금리는 인상되고 있는데, 이것들중 일부만이 주가에 반영돼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노이버거 베르만의 성장주 그룹 수석인 존 브로손도 "기업실적을 저해하는 역풍이 지난해에는 없었으나 올해는 상당히 불어오고 있다"며 유가와 금리상승을 들었다.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5개월여만에 3%대로 수직 하강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고 하는데 장기 시장금리는 급락하는, 시장과 중앙은행간의 `맞서기`가 진행되고 있다.
브로손은 "그린스펀은 경기 소강국면을 작은 조각(patch)에 비유했지만, 우리는 택사스만한 목장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고, BNP파리바의 국채 전략가 리차드 질훌리는 "경기둔화와 고유가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준이 금리인상을 계속한다면 결국에는 과잉긴축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어제 연준과 주식시장이 정말 무리했던 것인지는 나중에 판명이 되겠지만, 주식시장이 계속해서 위로 뛸 만큼 체력이 강해보이지는 않는다. 저항을 이겨낼 힘은 당연히 성장세에 대한 전망이 높아지는데에서 나와야 한다.
월말 월초 지표시즌과 다음달 분기실적 시즌을 앞두고 주식시장은 매우 민감한 처지에 놓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