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나스닥 지수의 막판 모습은 어제와 달랐다. 22일에는 장중 6.4%나 빠졌던 것이 오후 2시 이후 반등, 0.8% 하락으로 막았지만, 23일에는 12시 이후 1% 정도 빠진 채 계속 거래되다가 오후 2시 이후부터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해 5.9%나 폭락했다.
반대 양상을 띄었지만 전문가들은 시장이 출렁인 것은 동일한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금리인상 우려감으로 인해 기술주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견해가 팽배한 가운데 시장을 움직이는 호재-악재가 없는 ‘뉴스 진공(news vacuum)’ 상태가 지속되면서 결국은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장이 크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 성장 속도가 강하다거나 약하다거나 하는 뚜렷한 징후를 발견할 수 없는 시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앞날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부는 저가 매수를 추천하고 있지만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인터넷, 반도체 등의 하락폭이 컸으며, 제지, 생명공학, 공공설비, 유통 등의 주가가 빠졌다. 반면에 은행은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3일 연속 상승했다.
시스코 시스템스가 8.5%나 빠져 1차 지지선(support line)이라고 여겨지는 50달러 선까지 내려갔다. 200일 이동평균선에 근접했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이 눈여겨 보고 있는 수준이다. 대형 기술주의 지표가 되는 수준까지 하락한 셈이다. 마찬가지로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도 그 수준까지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러클, 노텔 네트워크스, 델 컴퓨터, IBM, EMC, 퀄컴 등 기술주 대표주자가 모두 빠졌다. 특히 인터넷 관련주는 아마존이 리만 브라더스의 추천 리스트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10%나 하락하는 등 크게 떨어졌다. 아메리카온라인, 야후 등도 약세를 보였고, 어제 큰 폭으로 상승했던 e베이는 14.8%나 폭락했다.
반도체 주식들도 약세를 보였다. 인텔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AMD,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이 모두 떨어졌다. 쌍방향 메시징이 가능한 제품을 발표한 모토로라만 0.1% 올라 체면을 지켰다. SEMI가 반도체 호황이라고 발표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매트리얼스, 테라다인 등도 모두 약세. 일부 전문가는 가을이 되기 전까지 인터넷이나 반도체가 주도주로 자리잡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B2B 업종이나 리눅스 관련주도 모두 하락했다.
기술주 대표주자가 빠지면서 나스닥 100 종목중 91개 종목이 빠졌다. 거의 대부분의 기술주가 떨어진 것이다. 또 S&P 500 업종 11개중 8개가 떨어졌다. 오른 종목은 금융, 운송, 건강관리에 불과했다. 기술주 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은행주가 강세를 보였는데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전과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원래 금리인상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었으나, 요즘은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사람들은 결국 은행을 이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은행주는 금리인상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체이스 맨해튼, 웰스파고 등이 모두 올랐다. 그러나 증권주는 온라인 증권사가 약세를 보이면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모건 스탠리 딘 위터, JP모건과 같은 대형 투자은행은 강세를 보였지만 E*트레이드와 같은 곳은 약세를 보였다.
제약주는 머크와 셰링 플로우가 공동으로 약품을 개발해 판매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머크가 상승,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화이자도 초반의 약세를 강세로 반전시켰다. 그러나 생명공학주는 약세를 보였다. 암겐과 바이오젠, 이뮤넥스 등 대표주자가 모두 떨어졌다.
특히 제지업종이 약세를 보였는데, UBS워버그와 도이체 방크 알렉스 브라운이 모두 등급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들은 금리가 인상되면 종이 관련제품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인터내셔널 페이퍼, 조지아 퍼시픽 등이 모두 약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산림제지 지수는 올들어 18.4%나 떨어졌다. 질레트의 경우는 메릴린치가 목표 가격을 낮춰 잡음으로써 하락 마감됐다.
한편 보스턴닷컴, 골드다이제스트닷컴 등 인터넷 부문의 분사를 결정한 뉴욕타임스 주가가 상승, 눈길을 끌었다.
시스코 시스템스가 7일 연속 거래량 1위를 기록했으며, 오러클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글로벌 크로싱,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어플라이드 매트리얼스, 타이코 인터내셔널, 월드컴 등이 거래량 상위를 기록했다. 물론 모두 하락 마감됐다. 특히 광케이블 업체인 글로벌 크로싱이 10억 달러 소송을 제기한 타이코 인터내셔널 등 소송 원고와 피고 두 곳이 모두 거래량 상위에 포함된 것이 이채롭다.
다우지수에서는 아멕스, 보잉, 씨티그룹, 이스트먼 코닥, 하니웰, 존슨&존슨, 맥도널드, 머크, J.P모건만이 올랐다. 맥도널드가 계속해서 소폭 상승하고 있다. 금리가 올라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미국인들의 햄버거 소비량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인 것 같다.
다음은 업종별 등락률이다.
인터넷-아멕스(-7.9%), 골드만삭스(-5.7%)
반도체-필라델피아(-7.7%)
소프트웨어-CBOE(-4.3%)
하드웨어-골드만삭스(-4.7%)
네트워킹-아멕스(-3.3%)
통신-S&P(-3.2%)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메릴린치(-8.1%)
생명공학-나스닥(-5.3%), 아멕스(-7.0%)
금융-S&P(0.3%)
증권-아멕스(-2.4%)
에너지-S&P(-0.3%)
자본재-S&P(-1.4%)
기본 소비재-S&P(-0.9%)
건강관리-S&P(0.3%)
운송-S&P(0.5%), 다우(1.2%)
공공설비-다우(-1.6%)
산림제지-필라델피아(-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