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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400위 이내 자격으로 1차 예선을 면제받았지만, 그 다음부터는 다른 응시자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한다. 박민지는 오는 11월 열리는 프로테스트 최종전을 거쳐 12월까지 이어지는 퀄리파잉 토너먼트(QT) 2경기까지 통과해야 내년 JLPGA 투어에서 안정적으로 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JLPGA가 2019년부터 정회원에게만 QT 응시 자격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꿨기 때문이다. KLPGA 투어 통산 20승의 박민지도 일본의 어린 아마추어들과 나란히 프로테스트에 섰다.
박민지는 10일 이데일리와 만나 “프로테스트 최종전과 QT까지 생각하면 아직 12라운드가 남았다”며 “처음에는 긴 과정이 부담스러웠지만 막상 현장에 서니 생각이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프로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나선 어린 선수들의 모습이 박민지를 움직였다. 그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서 간절함이 보였다”고 전했다. 박민지는 “이 친구들은 여기서 떨어지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10년 전에는 저렇게 올라왔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도전은 박민지에게 익숙해진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정상에 오른 뒤 오랜 시간 국내 무대를 지켜온 그는 “계속 한국에서만 선수 생활을 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편안함 대신 다시 경쟁을 선택한 이유는 결국 ‘성장’이다. 통산 20승을 채웠지만 자신의 골프가 완성됐다는 생각도 없다. 박민지는 “지금도 내 골프를 보면 보완해야 할 게 너무 많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보인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본 진출이 KLPGA 투어를 떠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J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하더라도 한국을 주 무대로 삼으면서 일정에 따라 일본 대회를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박민지는 “메인 무대는 한국”이라며 “일본에서 1년에 6~7개 정도 대회에 나가고, 그중 하나라도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일본뿐만이 아니다. 이제는 기회가 있을 때 다양한 무대를 경험하고 싶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나중에 선수 생활을 돌아봤을 때 ‘그때 한번 해볼걸’, ‘거기도 한번 나가볼걸’이라고 후회하고 싶지 않다”며 “예전에는 굳이 나가지 않았던 해외 대회도 가보고 싶다. 여러 무대에 나가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었다는 걸 이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프로테스트에 도전장을 던지는 순간까지도 망설임은 있었다. 첫 티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면서 ‘내가 정말 여기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했다. 국내 최고의 자리에 오른 자신이 다시 프로 자격을 얻기 위한 경쟁의 출발선에 선 모습이 낯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첫발을 내딛자 두려움은 줄었다. 박민지는 “시작이 어렵지, 일단 질러놓으면 괜찮더라”며 웃었다. 조금 더 일찍 도전에 나서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남아있는 기회에 더 무게를 두기로 했다.
“‘5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70세에도 대학교에 들어갈 수 있으니, 결국 지금이 가장 빠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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