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집단 지정 돌입…에코프로·넷마블 빠지나

하상렬 기자I 2025.01.10 05:05:00

명목 GDP 0.25%·0.3%·현행 기준 모두 준비
상출집단, GDP 0.5%…11.6조원 기준될 듯
'작년 턱걸이' 넷마블·에코프로 등 제외 가능성↑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공시대상기업(대기업)집단을 지정하는 예비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상호출자제한기업(상출) 집단 산정 근거가 되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은행 기준년 개편으로 큰 폭으로 확대된 만큼, 지난해 ‘턱걸이’ 상출집단으로 선정된 에코프로와 넷마블 등이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 (사진=에코프로)
9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공정위는 ‘2025년도 대기업집단’을 지정하는 예비 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늦어도 오는 5월 15일까지 2025년도 대기업집단을 지정해 통지해야 한다.

공정위는 대기업 지정에 3가지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준비하고 있다. 대기업집단 지정기준을 개정하는 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회부돼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대기업집단을 자산총액이 명목 GDP의 0.25%, 0.3%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정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정위는 두 가지 법안이 통과됐을 경우와 기존 지정 기준인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모두 염두에 두고 살피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는 기업집단은 공시의무(기업집단 현황공시, 비상장사 주요사항 공시, 대규모내부거래 공시)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 등이 적용된다.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 개정은 상출집단 지정 기준과 법적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추진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상출집단 자산 기준을 기존 ‘10조원 이상’에서 ‘명목 GDP의 0.5% 이상’으로 변경한 바 있다. 경제 규모가 커진 현실을 반영해 기준을 새롭게 정할 필요성 있다는 취지다.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올해 대기업집단은 큰 변동을 보일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2022년 명목 GDP 확정치는 2324조원으로 각각 0.25%, 0.3%를 적용했을 때 5조 8100억원, 6조 9720억원이 된다. 현행 기준보다 적게는 8100억원, 많게는 1조 9720만원이 상향하는 셈이다. 단순 적용하면, 지난해 대기업집단으로 선정된 88개 집단 중 최소 12곳이 제외된다.

상출집단도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GDP 기준년 개편으로 GDP 규모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2022년 명목 GDP 확정치는 구계열(2162조원) 대비 162조원 늘었다. 이에 상출집단 기준은 GDP 0.5%인 11조 6000억원으로 설정됐다. 지난해(10조 4000억원)보다 약 1조원 높아졌다. 지난해 자산총액을 적용하면 △이랜드(10조 9100억원) △에코프로(11조 2190억원) △넷마블(11조 2190억원) △엘엑스(11조 3570억원)가 상출집단에서 제외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가 안 좋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봐야 할 것 같다”며 “올해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되는 기업집단의 지난해 말 자산총액은 오는 3월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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