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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채에 투자한 ‘채권 개미’들의 입가에 모처럼 미소가 번지고 있다. 그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줄어드는 환경이 반복되면서 손실이 불어난 바 있다. 대부분 국내 미국 장기채 ETF가 구성 종목으로 활용하고 있는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iShares 20+Year Treasury Bond)인 티커명 TLT의 수익률을 보면, 올해 초 98달러 수준에서 지난달 말 89달러 부근까지 약 9%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최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을 시사하면서 미국 장기채 가격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모습이다. 통상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미국 장기채 ETF는 고금리 기조가 꺾이면 수익률이 높아진다. 금리가 인하하면 장단기채에 대한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자금도 대거 유입되는 모습이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 ETF는 지난달 말부터 5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가 들어왔다. ‘SOL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에도 지난달 말부터 32억원 규모가 유입되는 등 대부분 장기채 ETF가 순매수 우위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가 되면서 추세적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 커지고 있다”며 “그간 금리 인하에 보수적인 투자자들도 베팅을 시작하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월가의 분석도 나오면서 채권 투자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향후 나올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도 주춤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금리 인하가 빠르게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5월 근원 PCE 지수가 전월 대비 0.1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2회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나올 경제 지표를 더 면밀히 점검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간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두고 달리 해석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모승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기준 전고점 근접 시 4% 중반으로 타깃으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며 “앞으로 나올 추가적인 경제 지표를 주목해야 하고, 뚜렷한 하락 재료 나타나기 이전까지 캐리(채권 보유에 따른 이자 수익) 중심의 투자 전략을 선호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