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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오월의 어머니와 ‘민주의 문’ 함께 입장
비가 내리는 가운데 5·18 유공자 유족 등 ‘오월의 어머니’ 15명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 문’을 통해 입장한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심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월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하고 그런 실천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기념사 말미에 “오월의 정신으로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됐다”며 “오월의 정신 아래 우리는 하나”라고 선언했다.
이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이라고 한 지난해 기념사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으로 읽힌다.
또 대선 후보 시절부터 광주 복합쇼핑몰 등 지역 발전 공약에 심혈을 기울여온 윤 대통령은 호남의 발전이야말로 오월 정신의 완성이라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광주와 호남의 혁신 정신이 인공지능(AI)과 첨단 과학 기술의 고도화를 이뤄낼 수 있도록 대통령으로서 제대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늘 이 자리에 5월의 어머니들이 함께하고 계신다. 사랑하는 남편, 자식, 형제를 잃은 한을 가슴에 안고서도 5월의 정신이 빛을 잃지 않도록 일생을 바치신 분들”이라며 “애통한 세월을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분들의 용기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임기 5년 내내 5·18 기념식에 참석할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2019년, 2020년 등 세 차례 참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과 2013년에 각 한 차례만 기념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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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실 “원포인트 개헌, 오월 정신 훼손”
다만 윤 대통령의 기념사를 두고 지역사회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보수 진영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2년 연속 참석한데다, 5·18 정신을 자유민주주의의 헌법 정신으로 규정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일부 유족들 사이에서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아쉬웠다는 반응도 보였다.
여야는 대립각을 세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내용의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한 것을 두고 연일 정쟁을 벌이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원포인트 개헌을 해야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개헌은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개헌은 국민적 합의와 국회의 숙의 과정 등을 거쳐야 하는데 ‘원포인트 개헌’을 하자는 야당의 주장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김남국 의원의 코인투자 논란 등에서 벗어나려는 국면전환용 꼼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원포인트 개헌이야 말로 오월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과정을 통해 헌법을 개정하는 계기에 5·18 정신을 반드시 헌법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강조한 5·18 정신이 임기 내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을지 이제는 우리 모두가 지켜볼 때다. 5·18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역사적 평가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