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불가 주도주’ 2차전지 이후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 섹터를 이끄는 1등 종목 주가만 오르는 상황과 달리 2차전지 후발주자들까지 모조리 오르는 등 2차전지가 과열에 가까운 초강세를 보이는 만큼, 주가를 결정하는 외인과 기관 자금이 2차전지 다음으로는 저평가된 헬스케어 관련주로 흐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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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가 전거래일보다 11.16포인트 오른 898.94포인트로 마감한 가운데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지수기여도는 0.78포인트로 에코프로(086520)(2.6포인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56%(2300원) 오른 6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헬스케어 펀드 수익률도 최근 들어 심상치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최근 1주일간 헬스케어 부문 펀드 수익률은 3.35%로 전체 46개 테마 중 1위를 차지했다. 원자재(주식)(3.14%), 레버리지펀드(3.07%)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헬스케어 펀드를 구성하는 개별 종목들이 최근 급등하면서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한미약품(128940) 주가는 28.74%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13.39%)와 유한양행(000100)(12.52%)도 두자릿수대 급등을 이어가고 있다.
헬스케어 반등 조짐은 미국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는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만 0.6% 올랐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보다는 헬스케어주로 투심이 몰렸다는 평가다. 또 S&P500 헬스케어 지수 역시 이달 들어 3.1% 오르면서 지수 수익률을 웃돌았다.
◇헬스케어, 넥스트 2차전지 되나
증권가에선 최근 몇 년간 소외된 헬스케어 관련주가 ‘넥스트 2차전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널리스트 출신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넥스트가 나오려면 2차전지를 팔고 다른 종목을 사야 하는데, 대부분 기관과 외국인은 주가가 많이 빠진 기업 가운데 버는 돈에 비해 싼 주식을 많이 찾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헬스케어 관련주는 지난 2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약·바이오 지수는 저점 대비 약 158% 상승했다”며 “하지만 2021년 상반기 일부 바이오텍들의 연이은 부정적 임상 소식이 발표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셀트리온그룹의 실적 모멘텀 축소,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 부각에 따른 수혜 기업 주가 및 실적 약화가 지속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후 주요국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이 가속화하면서 성장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도 헬스케어 관련주 약세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하지만 올 1분기 실적 반등이 기대되면서 관련주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SK증권은 셀트리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3.6% 증가한 2043억원으로 추정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전년동기대비 28.8% 늘어난 58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키움증권도 유한양행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40% 증가한 147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반의약품과 처방의약품, 해외사업부 등에서 호실적이 전망되면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별 종목으로 들어가면 셀트리온 3사 합병 이슈도 주가에 좋은 뉴스로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3사 합병 관련해 법적 절차와 내부 실무 검토를 마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 투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다.
제약바이오 업종 실적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약 업종은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회복하며 매출 성장이 예상되고 연구개발비, 마케팅비 등 비용 절감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실적은 엔데믹 및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 개화됨에 따라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성은 그대로인데 밸류에이션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제약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제약업종 밸류에이션은 역사상 최하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며 “상위 6개 제약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은 현재 약 23배 수준까지 하락해 있으며 이 수치는 최악의 시기였던 2016년 12월, 2020년 3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