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무역전쟁 발발 후 우리나라는 두 나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한국산 제품의 입지가 빠르게 줄어드는 이유도 미·중 패권 다툼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강 교수 생각이다.
그는 “미·중 갈등이 더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서 우리가 감내해야 할 상황”이라고 봤다. 강 교수는 “트럼프 정부 때 시작된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더 규범화하는 중”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고, 중국도 시진핑 3기 체제 출범과 함께 미국에 대한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하고 있어 한국으로선 괴로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살 길은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미·중도 표면상으론 극한 대립을 할 수밖에 없지만, 양국 기업은 각자 살 길을 찾아 협력하는 것처럼 한국도 중국과 공통의 이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손잡고 미국 공장을 짓기로 한 걸 대표 사례로 꼽았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며 중국 기업을 견제하기로 했던 미국 행정부로선 자국 기업에 한 방 먹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에도 중국과 소통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줘야 한다고 했다. 무턱대고 미국을 추종한다는 인상을 (중국에) 줘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강 교수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미국하고도 친하고 중국하고도 친해야 나오는 것”이라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에 (참여는 하되) 우리가 제일 앞장서서 한다는 메시지를 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