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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확대 국내 증시 '동학 개미' 어쩌나

안혜신 기자I 2022.02.16 05:31:00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 지난해 반토막
이달 들어서 일일 거래대금 10조원 밑돌기도
''빚투''도 줄어…"당분간 개미 외면 불가피"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지난해 증시 활황을 이끌었던 ‘동학개미’(국내 증시 개인 투자자)가 국내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아무거나 사면 오르던’ 시기에 주식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은 매일같이 떨어지는 주가에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기와 미국의 긴축 움직임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앞다퉈 매도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 지난해 ‘반토막’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총 3935억원을 팔아치웠다. 이날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저가매수에 나서면서 1843원을 순매수했지만, 전날은 1893억원을 홀로 팔아치우면서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4601억원, 10일 3068억원, 14일 1893억원을 순매도했다. 11일 하루만 706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확연하게 증시에서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래대금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약 11조28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약 26조4800억원에서 반토막이 난 수준이다. 이날 역시 코스피 거래대금은 9조2254억7300만원에 머물면서 지난달 26일 기록했던 8조9787억2600만원 이후 11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1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빚투’(빚을 내서 투자) 열풍 역시 사그라드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5475억원이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13일의 25조6540억원과 비교하면 4조원가량 줄어들었다.

◇코스피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 하락

개인이 국내 시장을 외면하기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 하락했다.

개인이 매수에 나서고 있는 개별 종목 주가 흐름도 좋지 않다. 2월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SDI(006400)로 약 2862억5701만원을 매수했다. 하지만 삼성SDI는 2월 들어서만 9.2% 하락했다. 전날에는 52만1000원까지 빠지면서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동학개미가 2774억4244만원을 사들인 현대차(005380) 역시 2월 들어서 5.7% 빠졌고, 개인이 1445억1342만원을 순매수한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13.4% 하락했다.

삼성SDI와 현대차 다음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카카오(035720)(2303억2968만원)는 3.7% 올랐다. 그나마 카카오도 경영진 지분 매각으로 땅에 떨어진 주주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상승한 것이다.

최근 들어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여부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위축된 개인의 투자심리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따라서 최소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는 3월 FOMC까지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예상하는 긴축의 강도가 실제와 부합한다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텐데, 지금은 어떻게 될지 전혀 예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안정성 측면에서 신흥국이 선진국에 비해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결국 당분간은 개인의 국내 증시 외면 역시 이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저가 매수에 대한 이상적인 대응도 하지 못하게 낙폭이 큰 상황”이라면서 “개인 매도세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연기금 등 다른 투자주체가 분위기 변화를 줘야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변화가 없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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