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의 내년 발주가 어느 정도 보장된 데다가 도크(dock)를 채운 조선사들이 수익성이 큰 선박을 선별 수주하며 신조선가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선박 수주는 올해 대비 약 2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올해 70척가량의 발주가 이어진 LNG선의 발주는 내년에도 계속되리라는 분석이다. 이미 조선사와 거래를 진행 중이거나 발주 예정인 LNG선이 37척에 이른다.
LNG선은 평균 선가가 다른 선박에 비해 최대 4배 이상 높아 고부가 프로젝트로 분류된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LNG선 발주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고부가 선박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올해 11월까지 전체 수주량은 397척으로 중국 918척에 비해 뒤처지지만, 선가는 중국 대비 3.5배 높아 수익성에서는 중국을 크게 앞질렀다. 내년 LNG선 발주가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LNG선의 신조선가도 치솟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조사업체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선의 신조선가는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2억800만달러(2481억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LNG선의 신조선가가 내년 최대 2억2500만달러(268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조선사들이 제시하는 선박 가격만 해도 2억1500만달러(2565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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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총 224척(해양 3기 포함), 224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하며 연간 목표인 149억 달러의 150%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총 79척, 120억 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의 132%를 채웠고, 대우조선해양도 77억 달러 대비 140%을 달성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조선사들의 수주 잔고가 2년을 넘어서며 도크가 찼다고 보고 있고, 도크를 채운 조선사들은 저가 선박 수주보다는 고가 선박 수주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신조선가 상승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내 조선사들은 친환경 선박 시장 공략도 강화할 전망이다. 탄소중립이 가속화하며 선박 역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으로, 친환경 선박 시장은 국내 조선사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은 암모니아, 메탄올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를 활용한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시장을 선점, 고부가 수주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한국조선해양은 암모니아 연료 추진을 위한 핵심 기술인 연료공급시스템을 개발하고, 선박용 액화수소탱크 개발에도 돌입하는 등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와 친환경 선박 건조 계약도 체결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암모니아 추진 선박에 대한 기본 인증을 획득하는 등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광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NG선 신조 시장의 중장기 전망이 밝다”며 “친환경 시장에서는 머스크의 뒤를 잇는 2차 투자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