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결판나는 '서울시 예산전쟁'…안심소득·서울런 살아날까

김기덕 기자I 2021.12.11 06:10:00

오는 16일 시의회 본회의서 예산안 최종 결정
서소문청사 집단감염으로 예결위 연기 변수로
TBS 출연금 삭감·안심소득 시범사업 등 쟁점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한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다음 주 운명의 날을 맞는다. 서울시와 시의회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오세훈표 신규사업 시행 여부가 오는 16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날 예정이다. 다만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확산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 심사가 올스톱된 만큼 예정된 시한 내 처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달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모습.(사진=뉴시스 제공)


11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44조748억원의 예산안은 이달 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를 거쳐 오는 16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다만 서소문 청사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7일 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날 오전까지 류훈 서울시 행정2부 시장을 포함한 직원 24명에 대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지난 9일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예결특위도 무기한 연기됐다.

앞서 예결특위는 6~8일 서울시를 상대로 종합질의를 한 뒤 15일까지 계수 조정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었지만,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남은 기간에 각 세부사업에 대한 물밑 접촉 등을 통해 예산 심사 등을 마무리하기에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다.

특히 오 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인 서울런, 안심소득, 서울형 헬스케어 등 신규사업에 대해 시의회가 상임위원회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 조치했기 때문에 이들 사업에 대한 물밑협상이 어떻게 이뤄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앞서 지난 1일까지 진행된 시의회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단계에서 세부사업인 서울형헬스케어 시스템 구축(60억8000만원), 지천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비(32억원), 안심소득 시범사업(74억원), 서울런(168억원), 뷰티도시사업(43억원), 메타버스 서울 추진 사업(30억원) 등은 모두 전액 삭감됐다. 해당 사업들은 오 시장의 주요 공약사업이자 내년 재선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할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해당 사업들은 예결특위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양측 간 입장 차가 워낙 극명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무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서울런 사업과 시민 자가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서울형 헬스케어 사업은 이미 시범사업을 시작한 상황이라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서울시가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받고 내년부터 시작하기로 한 하후상박형 복지제도인 안심소득도 첫발도 못 뗄 가능성이 커졌다.

시가 내년 지원을 대폭 줄이기로 한 TBS 출연금도 핵심 쟁점 사항이다. 시는 경영합리화를 내세워 올해 TBS출연금을 전년 보다 123억 삭감한 252억원으로 책정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상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지난해 출연금 규모를 모두 복원하고 작년보다 13억원 증액된 389억원을 가결하며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이 사안은 TBS 간판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존폐 등 정치적인 논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만큼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시와 시의회 양측이 한 발짝도 물러섬 없이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이는 만큼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올해 예산으로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는 준예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회의 상정 때까지 물밑접촉 등을 통해 협의를 진행해 반드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올바른 협상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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