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당국이 잇단 대형 규제를 내놓으면서 ‘공산당 리스크’가 확산하고 있다. 미중 간 갈등도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느끼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추궈홍(邱國洪·사진) 전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3일 베이징 중국한국상회 회의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미중 간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중국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는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목표는 중국의 인민의 생활수준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며 “중국은 과거 소련처럼 패권을 추구하지 않기에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추 대사는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도 중국의 경제 발전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국 내부에서 중국이 주요한 경쟁자라는 인식이 생겼고 계속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며 “기존 동맹 관계를 이용하거나 새로운 동맹 만들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법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많은 국가가 무조건적으로 미국과 함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이 왜 급성장하는 자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지 중국 정부에 오랜 시간 몸 담아온 추 전 대사에게 물었다. 그는 경제전문가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중국 정부가 이렇게 기업을 규제할 수밖에 없는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새로운 기술 발전을 막지 않지만, 그 기업이 실물경제를 해친다고 생각할 때 규제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게 추 전 대사의 설명이다.
추 전 대사는 “이들 기업은 물론 좋은 기업이지만 규제 없이 성장해왔고 그에따라 알리바바는 독과점, 전통 상점 폐점 등 많은 문제를 만들었다. 디디추싱은 국가안보를 위협했다”며 “사교육 시장, 온라인 게임 등도 모두 이유 없이 공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추 전 대사는 “소프트뱅크와 같은 글로벌 투자사들이 중국 기업에 투자해서 수백배, 수천배를 벌어 폭리를 취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나고 이성적인 시대로 돌아온 것”이라며 “중국은 경쟁이 있어야 합리적인 경제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추 전 대사는 “중국에 여전히 투자할만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좋은 기업이 많다”며 “무엇보다 중국의 전체적인 경제 발전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