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상수가 된 정정요구…예비상장사 '눈치보기'

권효중 기자I 2021.07.15 03:30:00

IPO 슈퍼위크 앞두고 잇달아 증권신고서 정정요구
하반기 코스피 첫 타자 SD바이오센서 2차례 정정
대어들 정정에 코스닥 종목들도 정정 요구 수령
"정정은 이제 변수 아닌 상수… 일정 고민 커질 듯"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오는 16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예정인 SD바이오센서를 시작으로 하반기 대형 기업공개(IPO)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지만, 동시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맞아 상장 일정이 조정되는 기업들도 눈에 띈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대어들이 정정을 통해 ‘공모가 깎기’에 들어간데다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보다 깐깐한 점검이 필요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는 16일 상장, 하반기 대어급 상장의 출발선을 끊게 되는 SD바이오센서 역시 금융당국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친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을 받았다. 이중 두 번째 정정을 통해 SD바이오센서는 희망밴드를 기존보다 약 30% 낮추고 비교 기업에 씨젠(096530), 진매트릭스(109820) 등 국내 진단키트 전문 기업들을 추가하며 ‘코로나19 진단키트 위주가 아니냐’는 시장의 평가를 의식한 듯 한 차례 자세를 낮췄다.

이후 공모가를 희망 밴드(4만5000~5만2000원) 최상단인 5만2000원으로 확정했지만, 기관 의무보유확약 비중이 약 12%에 불과해 상장후 매물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어 역대 최대어로 평가받던 크래프톤 역시 이달 정정을 통해 공모 희망밴드를 기존보다 10% 가량 낮추고, 그간 ‘고평가 논란’을 의식한 듯 비교기업에서 디즈니와 워너 뮤직 등을 제외했다. 이에 새 공모 밴드(40만~49만8000원)로 이날부터 오는 27일까지 2주간 수요예측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7~8월 IPO들이 잇따라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어들이 잇따라 정정 요구를 받는 만큼 코스닥 기업들 중에서도 정정 요청을 받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서는△딥노이드 △플래티어 △브레인즈컴퍼니 등의 코스닥 기업들이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인해 이달 중으로 예정돼 있던 IPO 일정이 조정됐다. 여기에 ‘델타 변이’를 필두로 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접어들자 기관 대상 IR 설명회 등도 재차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등 직접 기업을 설명할 수 있는 자리도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금융당국은 결국 투자자 보호를 위해 증권신고서는 엄격히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술특례 등의 통로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바이오나 플랫폼 등의 기업들은 현재 이익이 나지 않는 만큼 향후 매출·이익 추정치를 주로 보완하고, 추정치를 조정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IPO 호황 속 ‘증권신고서 정정’이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받는 경우가 워낙 많다 보니 예전에는 이례적인 일이었던 것이 이제는 통상적인 일”이라며 “이에 한 차례 정도 정정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조정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7~8월 대어들의 등장에 이어 올해 안에 롯데렌탈 등 대기업들이 상장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하고자 하는 의지도 클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정정까지 고려하면 ‘눈치보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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