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에 추락한 소비株…다시 비상할까

고준혁 기자I 2021.07.08 01:50:00

호텔/레저, 5월 수익률 1위서 6월 이후 꼴등…백화점도 급락
수급 문제로 6월 중순 후 국내 백신 접종률 정체에 ''델타'' 확산까지
"경기사이클 중후반부 끝난 것 아냐…주가 바닥 다질 것"
호텔/레저, 2022년 전년비 예상 영업익 1686.3%↑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최강자에서 최약체로 내려오는 데는 불과 한 달이 걸렸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상승에 호재를 맞은 대면(컨탠트) 소비주 얘기다. 백신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데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확진자수가 급격히 증가하자 소비주 주가도 급하강중이다. 다만 ‘경기 회복 추세는 꺾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최근 소비주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호텔/레저 5월 16.4%↑…6~7월 4.1%↓

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가장 수익률이 낮은 업종은 호텔/레저 서비스로 4.4% 하락했다. 이어 은행과 백화점 등이 속한 유통(소매)이 뒤를 이었고 각각 4.1%, 3.7% 하락률을 기록했다. 호텔/레저서비스의 경우 5월 한 달 수익률 16.4%를 기록하며 전체 업종 중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 역시 4.0% 수익률을 기록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처럼 컨택트(대면) 소비주의 등락폭이 극심한 건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과 연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월엔 백신 접종률에 가속도가 붙었으나, 최근 들어 수급 문제 탓에 정체기를 보내고 있다.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소비를 해야 실적이 나오는 소비 업종인 만큼 접종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날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국민은 지난 5월 1일 339만명을 넘긴 뒤 6월 18일까지 1481만명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지난 4일 1540만명을 기록하는 등 사실상 약 3주간 정체돼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 5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잔량은 화이자 140만 회분을 포함해 총 180만 회분이다. 7월 말까지 화이자를 포함한 백신 1000만 회분이 들어올 예정이지만, 그전까지 버티기엔 부족한 물량으로 풀이된다.

확진자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2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25일 1240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약 6개월 만에 1000명 대를 넘어선 것으로 사실상 ‘4차 유행’ 진입에 대해 방역당국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새 거리두기)’ 적용을 오는 14일까지 한 번 더 1주 연장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위세도 커지고 있다. 일주일 새 델타 바이러스 확진자는 153명이 늘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회의에서 “국내 델타 변이 환자가 2주 전에는 30여명, 1주 전엔 70여명 늘었는데, 이번 주 150여명이 증가해 매주 증가 폭이 2배씩 커졌다”라고 말했다.

◇ “델타 변이 확산보다 백신 접종 재개가 앞설 때”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으로 인한 기대감과 경기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번 소비주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 소비주는 백신접종 기대감, 경기사이클 중후반부 등을 이유로 올해 봄부터 강세 환경이었는데, 국내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올라와 그 상승 폭이 컸다”라며 “이처럼 주가가 크게 급등했기 때문에, 추천 업종으로 삼진 않았지만 소비주에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7월 하순쯤 델타 변이 확산보다 백신 접종 재개가 앞지르기 시작하는 시기에 이들 업종의 주가도 바닥을 다질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덧붙였다.

멈춰선 접종률이 오르면서 일일 확진자수가 다시 하향 안정화되면 소비주도 반등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스라엘과 백신 스와프를 체결, 화이자 70만 회분을 이르면 다음 주에 들여올 계획이다.

소비주의 실적 개선세도 다른 업종 대비 두드러진다. 이날 기준 호텔/레저서비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3.4% 증가할 것으로 집계된다. 내년의 경우 무려 올해보다 영업이익이 1686.3% 증가할 걸로 예상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소비재 업종의 실적 방향성, 그 자체는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다른 속도 조절만 있을 뿐으로 판단, 4분기 다가올 리오프닝(경제 재개) 시기를 목표로 선별적인 종목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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