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바로고 시리즈C 단계에서는 당초 바로고가 목표로 한 규모를 넘는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의향을 보였다. 투자 의향이 있는 기관의 요청을 다 받지 않았는데도, 당초 목표치 500억원을 넘은 800억원으로 시리즈C 단계를 마무리했다. 바로고는 이번 투자 유치로 기업가치 3500억원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1년여만에 분위기가 반전돼 목표치 이상의 투자금이 몰린 것이다. 이번 시리즈C 단계에는 11번가와 CJ그룹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재무적 투자자(FI)로는 △LB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프리미어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YG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등이 참여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배달 수요는 늘어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회사가 시장에서 필요한 것”이라며 “더 빠른 배송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사륜차에서 이륜차까지 투자의 폭이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로고가 SI와 함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추진하는 도심형 거점 물류센터(MFC, Micro Fulfillment Center)사업도 기관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로고는 배송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지역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총 25곳의 MFC를 열 예정이다. 또 해당 MFC를 중심으로 4륜 물류와 연계한 형태의 배송 서비스 제공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VC업계 한 심사역은 “코로나19 장기화를 겪으며 배달대행에 대한 자본시장의 인식이 전체적으로 상향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등 배달앱 경쟁이 치열한 만큼 배달대행을 주력으로 하는 바로고 등의 플랫폼 경쟁도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이 배달대행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업태가 바뀐 것은 아니”라며 “성장성보다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