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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에너지’ 선점 나선 재계... 오너家 3~4세 '승부수'

김영수 기자I 2021.01.03 07:35:16

'그린 뉴딜' 맞물려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점 확대
LS그룹, 구본혁 사장 등 오너가 3세들 선봉 나서
GS그룹, 허윤홍 GS건설 사장 필두로 역량 집중
현대重, 정기선 부사장 '미래위원회' 맡아 사업주도
한화 3남 김동선,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으로 복귀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그린 뉴딜’과 맞물린 신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새 판을 짜면서 오너가(家) 3~4세를 전면에 내세워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역량 발휘에 따라 그룹 차원의 새 먹거리인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의 사업 확대뿐 아니라 새 수익 창출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어서다.

▲(왼쪽부터)사장 승진과 함께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 CEO에 선임된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된 구동휘 E1 전무. (사진=LS)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LS그룹으로 오너가 3세들이 에너지 사업 전환의 선봉에 섰다. 우선 구자열 회장의 장남인 구동휘 LS그룹 전무는 이달부터 E1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게 된다. COO는 기존에 있던 직책이 아닌 작년말 조직개편을 통해 새롭게 만든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구자용 E1 대표이사 회장이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데 그 아래 회사 운영의 새로운 구심점을 마련한 것이다. 구 전무는 그룹의 전반적인 사업가치를 진단하고 미래 성장성을 분석·평가하는 밸류메니지먼트부문장을 맡아왔다.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아들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은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수소연료전지발전, 바이오가스에너지 사업 등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LS엠트론 대표이사에 오른 구본규 LS엠트론 대표는 작년말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관련 부품사업팀인 울트라캐피시티사업팀을 분할해 독립법인 LS머트리얼즈를 설립했다. 울트라캐피시티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 풍력발전 등 에너지장치에 사용하는 부품으로 예스코홀딩스의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 E1의 풍력발전사업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부문이다. 구본규 대표는 구자엽 LS전선 대표이사 회장의 장남이다.

▲허윤홍 GS건설 사장, (사진=GS)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입사 14년 만인 작년 12월 대표로 승진하면서 태양광, 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은 앞서 작년 1월 2차 전지 재활용 관련 사업에 진출했으며 약 12만㎡ 규모의 포항 재활용 규제자유특구에 오는 2022년까지 약 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를 통해 2차 전지에서 연간 4500톤의 니켈·코발트·리튬·망간 등 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운영한다.

작년 말 정기인사에서 생산DX부문장으로 보직이 바뀐 허주홍 GS칼텍스 상무는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의 아들로 에너지사업에서 탄탄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허주홍 상무는 앞서 2019년 상무보로 승진해 싱가포르 원유팀장과 S&T본부 원유·제품트레이딩 부문장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지주의 미래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정기선 부사장은 작년 11월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바이오·AI·수소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미래위원회는 계열사별로 신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家) 3세인 정 부사장은 지주사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하면서 현대중공업의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와 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 대표이사 등 공식 직함이 3개나 될 정도로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다.

작년말 정기인사를 통해 새롭게 경영 일선에 합류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는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에 이어 에너지 사업에 합류했다. 글로벌전략담당을 맡게 된 김 상무보는 앞으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화에너지의 글로벌 사업을 이끌 전망이다. 김 상무보는 앞서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본부와 신성장전략팀장을 거친 후 사모투자펀드(PEF)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왼쪽)·최인근 SK E&S 사원. (사진=각 사)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아들인 최인근씨는 작년 9월 SK E&S 전략기획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면서 주목을 받아 왔다. SK E&S는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지분 90%를 갖고 있는 에너지 회사로, 그룹 에너지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급부상했다.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천연가스전 개발과 액화·기화 인프라 구축, 운송·발전사업에 이르는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을 완성한 SK E&S는 앞으로 재생에너지는 물론 에너지솔루션, 수소사업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그린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태양광과 풍력,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뜨고 있다”며 “오너가 3~4세들이 전면에서 새 먹거리인 신재생 에너지를 챙기는 것은 사업 다각화는 물론 향후 지배구조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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